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인터뷰]"女서사 작품 많아지길"…김성령, '정숙한 세일즈'로 이룰 꿈(종합)

by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김성령(57)이 '정숙한 세일즈'를 마치고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지난 17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 연출 조웅)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은 전국 8.6%, 수도권 9.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작품 종영을 앞두고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성령은 "성인용품을 소재로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 했는데, 말만 들어도 너무 신선하고 재밌었다. 저희 드라마가 15세 관람가인데 청소년관람불가면 재방송이 안된다고 하더라. 결국 15세 관람가로 가게 됐는데, 처음 시작할 땐 많은 걸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이번 작품은 결과가 좋았지만, 과정까지 좋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애정이 깊다"고 전했다.

김성령은 극 중 빙판 씨스터즈의 우아한 브레인 오금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킬힐'에서는 최고로 잘 나가는 쇼호스트,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할도 해봤다. 전작에서는 주로 고고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역할만 해오다가 '정숙한 세일즈'에선 편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내 예상보다 반응이 더 좋아서 다행이었다. 편하고 일상적인 역할도 잘 맞는 것 같다. 올해 영화 '원더랜드'에도 특별출연했는데, '화려한 엄마'하면 이제 많은 분들이 날 떠올리시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빙판 씨스터즈로 뭉친 김소연, 김선영, 이세희와는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김성령은 김소연에 대해 "주인공 소연이의 밝음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나온 한 사람의 분위기가 전체 분위기를 물들였다. 나도 현장에서 나쁘게 하지 않지만, 데면데면할 때도 많았는데 소연이랑 연기하면서 너무 많이 배웠다. 그 이후로 사람들을 보면 더 깍듯이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막내 이세희에 대해 "막내가 너무 잘했다. 가끔 막내인데, 성격이 유별난 친구들이 있지 않나. 세희는 처음부터 애교가 너무 많았다. 저희를 보면 항상 '언니들 좋아요', '덕분에 연기 잘했어요' 하니까 좋은 기운을 얻게 되더라. 넷이서 연기할 땐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수다를 떤 느낌이었다. 그동안 이렇게 편하게 촬영했던 작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촬영장에서 리더십이 남달랐던 김선영의 모습도 떠올렸다. 김성령은 "사실 선영이가 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했다(웃음). 막상 함께 호흡을 맞춰보니까, 상황이 걔를 그렇게 만든 거지, 원래 센 애가 아니더라"며 "선영이가 있었기 때문에 밸런스가 딱 맞아떨어졌다. 배우들을 잘 만나는 것도 다 인복이지 않나. 감독님도 올해 무슨 운이 들어온 것 같다(웃음). 첫 리딩 때 선영이가 인사하고 오더니, 나보고 '언니 대박 우리 동네 아줌마들 캐스팅 다 너무 잘 됐어'라면서 연극할 때부터 다 아는 후배들이라고 하더라. 선영이가 촬영장에서 그 친구들한테 밥도 사주고 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첫 부부 호흡을 맞춘 김원해에 대해선 "정말 상상이상이었다. 뭔가 싫지도 나쁘지도 않은 낯설음이었다"며 "선배가 '김성령이 날 싫어하면 어쩌냐'고 촬영 전부터 걱정을 하셨다더라(웃음). 첫 촬영날에는 꽃다발 선물을 준비해 오셨다. 이렇게 남자 파트너한테 꽃 선물 받아본 적이 처음인데, 너무 감동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김성령은 '정숙한 세일즈'에서 슬립을 입고 등장해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내기도 했다. 이에 그는 "의상팀이 진짜 잘해줬는데, 그 슬립은 내가 샀다. 아무래도 내 몸이 드러나는 옷이다 보니, 단점을 커버해주면서 예쁘면 더 좋을 것 같더라. 촬영 전에 모든 사이트에서 폭풍 검색을 해서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았다"며 "촬영 전날부터 당일 아침까지 굶고 나서 찍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지난 6회에서는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을 패러디 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김성령은 "다리를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다들 앞에 앉아 있으니까 너무 부끄럽더라. 속바지를 입고 했는데도 좀 그랬다. 배우들한테도 '야 너네 눈 가려'라고 말했다(웃음)"며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신이 잘 나온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성령은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을 펼친 tvN '정년이'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년이'도 그렇고 '정숙한 세일즈'도 그렇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다. 드라마 제작사나 감독님들도 이러한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작품이 좋은 길을 터줬다고 생각한다. 여성 배우들 중심으로 캐스팅이 꾸려졌는데, 만약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거봐 안된다고 했잖아'라고 분명 말이 나올 거다. 드라마가 잘 돼서 또 다른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건 나름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정숙한 세일즈'와 비슷한 여성 드라마가 또 탄생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