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마지막 경기에서도 천재의 재능 만큼은 빛났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다시 한 번 류중일호를 '하드캐리' 했다. 김도영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한국의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김도영. 그러나 두 번째 타석인 3회말 1사 2루에서 좌중간 안타를 만들며 첫 타점을 올렸다. 4회말 2사 1, 3루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만들면서 두 번째 타점을 기록한 김도영은 호주가 3-2, 1점차로 추격한 6회말 2사 1루에서 홀랜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김도영은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대만 에이스 린위민을 상대로 2루타로 첫 타점을 신고한 데 이어, 쿠바전에서 홈런 2개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호주전에서도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하면서 KBO리그에서 쌓은 실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향후 대표팀 세대 교체의 주축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김도영은 올 시즌 KBO리그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7의 기록을 썼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 달성 뿐만 아니라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등 찬란한 기록을 써내렸다. 프로 데뷔 3년차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한 그가 과연 국제 무대에서 통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을 향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도영은 호주전을 마친 뒤 "많은 팬들이 와주셨고 비도 내리는 가운데 어떤 경기보다 꼭 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 무엇보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임에도 흐름을 잡지 못해 2패를 안은 게 무엇보다 뼈아프게 느껴질 만하다. 팀 타선을 이끌어 온 김도영에게 그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도영은 "일본전을 제외하면 경기는 괜찮았다. 결과가 아쉽지만, 팀적으로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며 "작년 APBC에선 모든 경기에서 다 못 보여줘서 만회하고 싶었다"며 "(슈퍼라운드 진출은 좌절됐지만)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 이를 악물고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 오히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결의를 다졌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