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엔제 포스테코글루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경질될 수 있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영국의 풋볼인사이더는 18일(한국시각)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차기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 진출하지 못하면 해고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2년 차를 맞이하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아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조세 무리뉴, 누누 산투, 안토니오 콘테를 거치며 답답한 흐름을 보였던 토트넘의 경기를 개선해줄 감독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도미닉 솔란케, 아치 그레이 등 적지 않은 이적료를 투자하며, 구단도 신뢰를 드러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의 2년 차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지난 시즌 보여줬던 기복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은 올 시즌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리그 순위도 10위로 지난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토트넘도 인내심의 한계를 정했다. 풋볼인사이더는 '올 시즌 토트넘 감독의 최우선 목표는 유럽대항전 진출이다. 구단 수뇌부는 팀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트넘에서의 꾸준하지 못한 성적으로 인해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과거 토트넘 골키퍼였던 폴 로빈슨은 구단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 후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하면 포스테코글루가 2월에 경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로빈슨은 "포스테코글루는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하면 더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다.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더라도,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한다면 충분할까?"라며 포스테코글루의 상황이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가 경질 압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월 당시 토트넘의 소수 지분 인수 과정에서 아만다 스테이블리를 비롯한 일부 관련자들이 감독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는 소식도 등장한 바 있고, 대체 후보로 에디 하우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는 경질 압박 외에도 토트넘 핵심 선수들과의 불화설이 등장하며 부정적인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포스테코글루가 대중 앞에서나, 라커룸에서 하는 직설적인 말투 때문에 라커룸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팀의 기복이 심해지며, 불화가 깊숙이 자리 잡았다고 알려졌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포함한 일부 핵심 선수와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장 손흥민의 이름은 갈등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팀 내 영향력이 큰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마찬가지로 주장단으로 평가받는 굴리엘모 비카리오, 주전급 선수인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스티니 우도기가 포스테코글루와 갈등을 겪는 인물로 거론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부주장인 로메로는 포스테코글루가 가장 신뢰하는 선수라는 주장까지도 등장할 정도로 토트넘 핵심 선수다. 벤탄쿠르의 경우 토트넘 중원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에는 자주 선발로 나서며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등을 후방에서 보좌하고 있다.
우도기와 비카리오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대표팀 소속인 두 선수는 각각 토트넘 좌측 수비와 골문을 지키는 붙박이 주전 선수들이다. 비카리오는 지난 시즌에도 꾸준히 토트넘이 위기가 처한 상황에서 선방으로 팀을 구했고, 우도기는 손흥민과 좌측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풋볼인사이더는 'A매치 기간 이후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압박은 심화될 예정이다. 구단 수뇌부는 다음 달이 포스테코글루의 미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고, 미래를 위해선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라며 갈등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핵심 선수들과 갈등을 겪으며, 토트넘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시기에서 경기력까지 계속 부진한다면 포스테코글루가 올 시즌을 마칠 때까지 토트넘 감독일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