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카리스마의 대명사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천하의 맨유 레전드 로이 킨도 자식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잉글랜드가 주축 자원들의 줄부상에도 11월 A매치 2연전을 '해피 엔딩'으로 마감했다. 잉글랜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B 2조 6차전에서 5대0으로 대승했다.
잭 그릴리쉬, 필 포든(이상 맨시티),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이상 아스널), 콜 파머(첼시),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리버풀) 등이 부상으로 승선하지 않았다. '캡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난 잉글랜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잉글랜드는 클럽보다 우선하며, 프로선수로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다행히 그 파고를 넘었다. 잉글랜드는 15일에는 그리스를 3대0으로 꺾었다. 리 카슬리 감독대행은 마지막 무대에서 2연승을 신고했다. 승점 15점(5승1패)을 기록한 잉글랜드는 그리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2조 1위를 확정, 리그A로 승격했다. 잉글랜드는 내년 1월 1일,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시대가 열린다.
아일랜드전에선 케인, 앤서니 고든(뉴캐슬), 코너 갤러거(아틀래티코 마드리드),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테일러 하우드벨리스(사우스햄튼)가 릴레이골을 터트렸다. 하우드벨리스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02년생인 그는 다름 아닌 킨의 '예비 사위'다. 하우드밸리스는 최근 킨의 딸인 리아와 약혼했다. 연령대별 대표를 거친 그는 아일랜드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센터백인 하우드벨리스는 후반 17분 교체투입됐고, 34분 헤더로 데뷔골을 터트리며 최고의 환희를 누렸다. 그는 '예비 장인'인 킨의 16번을 달았다.
공교롭게도 킨은 이날 ITV의 스튜디오에서 해설위원으로 함께했다. 표정관리를 했다. 그는 하우드벨리스가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 묻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 킨 집안에서는 상황이 정말 빨리 바뀔 수 있다"고 농담했다.
옆에 있던 이안 라이트가 화들짝 놀라 더 큰 미소를 선사했다. 킨은 "그에게 좋은 일이다. 데뷔하게 돼 좋다"며 "그는 정말 좋은 아이이고, 그의 가족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우드벨리스의 경기력에 대해선 "그는 골 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는 사우스햄튼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우드벨리스는 맨시티 유스 출신이다. 맨시티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는 임대를 거쳐 올 시즌 사우스햄튼으로 완전 이적했다. 하우드벨리스는 '예비 장인'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킨은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자식 사랑으로 유명하다. 하우드벨리스와 약혼한 리아는 넷째라 "4호"라 부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