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앞두고 있는 지바 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가 결국 LA 다저스와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ESPN 베이스볼 투나잇에서 "이론적으로 사사키는 작년 겨울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같은 방식의 고액의 돈을 받을 수 있는 FA가 아니기 때문에 30개팀 어디에서나 뛸 수 있다. 그는 오타니 쇼헤이가 (7년전)했던 방식으로 최소 규모의 계약을 받아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각 구단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30개 전구단 단장들은 사사키가 다저스로 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그가 이런 얘기를 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사키는 25세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FA이기 때문에 각 구단에 배정된 사이닝보너스 풀 범위에서 계약금을 받을 수 있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즉 지난해 12월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맺은 12년 3억2500만달러와 같은 대형 계약을 추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인 탬파베이 레이스도 적극적인 오퍼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사사키 쟁탈전'을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파전으로 보고 있다. 다저스에는 오타니와 야마모토, 샌디에이고에는 다르빗슈 유가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고 있어 사사키의 마음을 잡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다저스의 경우 오타니의 '그늘'에 가려 주목도가 분산돼 광고 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사키가 꺼릴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사사키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다르빗슈가 직접 스카우트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올니 기자는 "사사키와 다르빗슈의 관계보다 다저스와의 관계가 훨씬 강력하다"며 "또한 38세인 다르빗슈는 현역이 길게 남아있지 않아 사사키가 그에게서 얻는 것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사키가 스스로 밝혔듯, 그가 지바 롯데 구단의 반대에도 몇 년 동안 미국 진출을 고집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빅리그에 정착해 정상을 밟아보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2017년 12월 오타니가 23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를 두드린 이유와 흡사하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2022 말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을 일찍 잡은 것은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했었다.
올해 다저스로 이적해 생애 세 번째 MVP를 사실상 확정한 오나티는 지금까지 쌓은 성과만 가지고도 명예의 전당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년 7억달러 계약으로 부와 명성을 손에 쥔 그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며 메이저리그에서 이루려 했던 거의 모든 꿈은 다 이뤘다.
사사키의 롤 모델이 굳이 오타니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2001년 11월 생인 사사키는 23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고, 6년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29세인 2030년 FA 자격을 취득한다.
다만 사사키는 지금 지니고 있는 능력만 가지고도 시장에서 2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MLB.com이 매긴 FA 선발투수 랭킹서 코빈 번스에 이어 2위에 오른 그는 10년 계약에 3억달러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30세인 번스의 시장가치가 계약기간 6~7년에 2억달러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사키가 지바 롯데에서 2년을 더 뛰고 25세를 채워 완전한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시장에 나가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그는 2년 뒤가 아닌 6년 뒤의 FA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