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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결산] ③1년 4개월 남은 WBC와 2028 LA 올림픽…희망은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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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뒤 전성기 기다리는 기대주들…공수 완벽한 세대교체가 급선무
류중일 감독 임기 종료…KBO, 사령탑 선임·전력강화위 구성 속도낼 듯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야구는 2020년 이후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고전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6개 팀 중 4위에 머물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호주에 발목을 잡히는 등 졸전 끝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다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대표팀은 일본은 물론, 대만에도 패해 4강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대표팀은 올해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 격돌하는 일본, 대만, 쿠바, 호주, 도미니카공화국의 기량이 만만치 않아 우승이 아닌, 최소 조 2위를 차지해 4강에 오르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13일 까다로운 상대인 대만에 첫판을 내주면서 코너에 몰린 끝에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기도 전에 탈락의 쓴맛을 봤다.
국제대회에서 야구대표팀의 계속된 부진이 인기를 누리는 KBO리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대회가 줄줄이 이어진다는 사실은 다행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1년 4개월 뒤인 2026년 3월엔 WBC가 열리고, 2028년엔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야구엔 2026년, 2028년에 전성기 실력을 뽐낼 만한 기대주들이 있다.
우선, WBC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2024 프리미어12에서 부상과 수술로 출전하지 못했던 KBO리그 간판선수들이 모두 나설 수 있다.
먼저 투수진을 보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 문동주(20·한화 이글스), 국내 최고의 좌완 영건 이의리(22·KIA 타이거즈)는 국제대회에서 통할만한 구위를 지녔다.
여기에 오랜 기간 부상에 시름 했던 구창모(27·NC 다이노스), 팔꿈치 수술 여파 문제로 이번 프리미어12에선 불펜으로만 나섰던 소형준(23·kt wiz)도 선발로 돌아온다.

해외파의 대명사인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거 장현석(20)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장현석은 올 시즌 초반 루키리그에서 부진했지만, 하위 싱글A로 승격한 뒤 5경기에서 12⅓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으며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했다.
장현석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고교생으로는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우승과 함께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는 KBO리그 팀과 계약하지 않고 계약금 90만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데뷔를 노린다.

야수에선 2024 프리미어12에서 만루 홈런을 치는 등 남다른 해결 능력을 보여줬던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선봉에 선다.
확실한 4번 타자감인 노시환(한화)과 공수주 삼박자를 겸비한 리그 대표 외야수 구자욱(삼성 라이온즈)도 부상을 털어내고 다음 대표팀에는 꼭 승선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자유계약선수) 등 빅리거들도 WBC에 출전할 수 있다.
MLB 사무국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올림픽에 메이저리거 출전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 하고 있다. 만약 빅리거들의 출전이 가능해진다면 이정후, 김하성은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2023 WBC에서 MLB 내야수 토미 현수 에드먼(현 다저스)을 선발했던 것처럼 한국계 혼혈 선수가 합류할 수도 있다.
선발 투수 자원으론 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데인 더닝, SSG 랜더스와 계약한 미치 화이트가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도 있다.
다만, 최고의 선수를 끌어모으더라도 잘 꿰어야 보배이듯 변방으로 추락한 한국 야구를 다시 일으키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2026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면, 한국 야구는 세계와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로 축소될 수 있다.
톱니바퀴처럼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리는 불펜 계투로 한국 야구가 세계 중심부로 도약했던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한 선발 투수 육성 문제를 리그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마운드 운용을 잘 아는 지도자를 선임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대표팀 합류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 최고의 선수단을 구성하려면 KBO 사무국이 사령탑 선임과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2022년 2월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고 올해 2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재선임됐다. 임기는 프리미어12 대회까지다.
목표로 내세운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APBC,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대표팀 세대교체를 주도한 류중일 감독 체제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다른 새로운 감독이 한국 야구 부활의 지휘봉을 잡을지 시선이 쏠린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