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선수들끼리는 연락을 또 할테니…."
한화 이글스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 훈련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과 16일에는 오전 훈련만 진행했다.
6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가운데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즌 종료 후부터 강한 훈련을 예고했다. 주장 채은성을 비롯해 고참 선수가 대부분 시즌 직후부터 대전에서 훈련을 했고, 11월부터는 미야자키로 장소를 옮겨 몸을 만들어갔다.
그동안 오전 오후는 물론 야간 훈련까지 이어졌던 가운데 15일과 16일에는 오전 훈련까지만 진행했다. 어수선할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에 맞췄다.
한화는 지난 7일 FA로 KT 내야수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고, 8일에는 KT 투수 엄상백을 4년 총액 78억원에 영입했다.
투·타 모두 확실한 전력 보강을 했지만, 영입에 따른 유출도 따라오게 됐다. 심우준과 엄상백 모두 'B등급' FA로 한화는 이들의 원소속팀 KT에 직전 연봉 200% 혹은 100%와 보호선수 25인 제외 선수 중 한 명을 내줘야 한다.
심우준의 보상선수로는 지난 13일 투수 한승주가 지명됐다.
한화는 엄상백 영입에 따른 보호선수 25인의 명단을 지난 16일에 넘겨줬다. 한승주의 경우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어 미야자키 훈련 명단에 없었지만, 다음 보상선수는 미야자키에서도 나올 수 있다.
그동안 긴 훈련이 이어졌던 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있고, 계속된 이별에 싱숭생숭할 수도 있어 오후 일정을 지우고 오전에만 훈련을 하도록 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우리가 아무리 조용히 있어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야기가 돌 수 있다. 누가 제외됐고, 누가 제외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라며 "나도 5개월 정도 선수들과 함께 했는데 아쉬움이 있는데 그동안 함께 했던 선수들은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 또 페이스도 다운시키도록 오전 훈련만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날씨도 도와줬다. 오전 훈련만 하는 15일과 16일에 비가 내렸고, 연습 경기를 계획한 17일에는 해가 내리 쬐기 시작했다. 17일에도 비 예보였지만 오전부터 해가 뜨면서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날씨가 쨍쨍한 상태에서 빨리 끝내려면 속상할 수도 있는데 비가 왔으니 오히려 푹 쉴 수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대전에서부터 미야자키까지 약 40일이 넘는 일정이다. 감독 입장으로서는 보완할 시간이 지금 밖에 없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막상 보완한다고 해도 짧은 시간"이라며 "구단에서 좋은 지원도 해준 만큼 이제는 보완할 시기다. 올해 팬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달라진 한화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