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과론적인 투수가 되겠다."
이보다 더 믿음이 가는 말이 있을까. 무려 52억원을 인센티브 없이 전액 보장받았다. 큰 금액을 받는 기쁨도 있지만 그에 따르는 부담도 존재할 것.
그런데 LG 트윈스의 빨간 신상 점퍼를 입은 장현식은 돈 때문이 아닌 그냥 야구 선수이기에 잘던지고 싶은 열망을 말했다.
장현식은 지난 11일 LG와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2013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2020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돼 이적한 뒤 11년만에 자신의 의지로 세번째 팀을 택한 게 LG다.
장현식은 "LG쪽에서 내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믿음을 주셨다"면서 "계약할 때 꼭 잘해줘야 한다고 하시더라. 나도 못하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항상 잘해서 도움이 되려는 쪽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옵션이 없는 전액 보장 계약에 대해 장현식은 "그런 것에 상관없이 내가 못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연봉 3000만원일 때도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했었다. 올해까지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우상향하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포수 박동원과는 KIA에서 함께 뛰었고, 김진성과는 NC에서 함께 했었다. 임찬규와 경찰청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김대현과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 함덕주와도 친구 사이여서 LG에 친한 사람들이 꽤 있어 적응에는 별 문제가 없을 듯. 장현식은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거기서 같이 시너지를 낸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계약이 발표되고 KIA 동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장현식은 "모두 다 축하해줬다. 많은 돈을 받고 인정받고 가는 거니까 가서 잘하라고 덕담해주고 축하해주더라"라고 했다.
장현식은 올시즌 75경기를 던졌다. 그런데 연투할 때 더 잘던지는 투수로 유명하다. 본인 역시 계속 던지고 싶어 한다.
장현식은 "한국시리즈때도 쉬는 날도 안쉬고 공을 던졌다"면서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더 안아픈 몸이 되는 그런걸 깨달았다. 많이 던지고 안아프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현식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5이닝 동안 1안타 3볼넷 무실점의 좋은 피칭을 했었다. 당시 한국시리즈가 우천 취소 등 휴식일이 3일이 있어 5차전까지 총 8일간 진행됐으니 장현식말대로라면 장현식은 8일 내내 공을 던졌다는 뜻이다.
왜 그런지 묻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라며 "그래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 그렇게 했을 때 안아프니까 그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올해 많이 느꼈다"라고 했다. 이어 "올해 느낀 것을 강화해서 어떻게 하면 꾸준히 잘던지면서 안아플지 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목표는 잘던지는 것이다. 장현식은 "무조건 결과론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막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더라"면서 "'너무 많이 던져 고생했어' 그런 동정이 아니라 '진짜 잘 던져' '믿을 수 있어' 이런 칭찬을 듣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많이 던지고 칭찬까지 받겠다"라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