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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전쟁터가 아냐" 공격 당한 日 사령탑 지낸 멕시코 '명장', 적장과 악수하다 피범벅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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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그라운드가 '피'로 얼룩졌다.

66세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국가대표팀 감독이 관중석에 날아든 맥주캔에 머리를 맞아 피를 쏟아내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멕시코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의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모라산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24~2025시즌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 8강 1차전에서 0대2로 패했다.

멕시코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6위, 온두라스는 77위다. 이변 아닌 이변이었다. 온두라스는 지난해 11월에도 멕시코를 2대0으로 꺾었다. 하지만 멕시코 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두 팀의 8강 2차전은 무대를 멕시코로 옮겨 20일 열린다.

사건은 경기 직후 벌어졌다. 아기레 감독이 레이날도 루에다 온두라스 감독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순간 관중석에서 개봉하지 않은 묵직한 캔이 날아들었다.

머리에 캔을 맞은 아기레 감독은 피가 얼굴로 흘러내렸다. 그는 출혈이 발생한 상황에도 루에다 감독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경기 후에는 언급을 피했다.

아기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온두라스는 이길 자격이 있었고, 그들은 우리보다 여러 면에서 나았다. 축하하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우리 팀의 사기를 북돋우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그 사건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축구고, 난 불평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출신의 명장이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일본대표팀 등의 사령탑을 지냈다. 아기레 감독은 지난 7월 멕시코대표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일본대표팀의 경우 승부조작 의혹으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발끈했다. 협회는 "이런 행동이 우리 스포츠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CONCACAF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축구는 전쟁터가 아닌 축제여야 한다"고 밝혔다.

CONCACAF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CONCACAF는 "팀과 팬의 안전은 최우선 과제다. 이런 종류의 폭력적인 행동은 축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적장인 루에다 감독은 이 사건으로 인해 팀 승리가 묻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난 그(캔을 던진 인물이)가 인간이기 때문에 슬퍼다. 그들이 감독을 공격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고 분노했다.

셀틱의 윙어 루이스 팔마가 교체 출전해 온두라스의 두 골을 모두 책임졌다. 8강전의 승자는 2025년 골드컵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