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더 이상 퇴로가 없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갖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 선발 라인업에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지명 타자)-박동원(포수)-송성문(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최원준(중견수)을 올렸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다.
대만에 3대6으로 패했던 한국은 쿠바를 8대4로 제압하면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일본에 3대6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조별리그 전적 1승2패에 머무르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전과 호주전(18일)을 모두 잡아도 나머지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경우의 수는 열려 있다. B조 최강 일본이 독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슈퍼라운드 출전권이 주어지는 조 2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대만이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거나, 한국이 2연승한 상황에서 쿠바가 남은 대만, 일본전에서 모두 이겨 한국과 같은 3승2패 상황이 돼 TQB(이닝당 득실)를 따지는 방법이 있다. 한국전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승리하면서 2연승한 뒤 하루를 쉬고 남은 3경기를 치르는 대만이나, 불안정한 전력인 쿠바 모두 한국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미지수다.
류 감독은 "선발이 빨리 내려오다 보니 중간 투수들이 계속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라며 "임찬규가 최대한 이닝을 가져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3연투한 선수가 있고, 오늘도 마운드에 오르면 3연투가 되는 선수도 있다. 오늘 (3연투한) 곽도규는 빠진다"며 "오늘은 임찬규가 빨리 내려오게 되면 고영표도 (중간 투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전 선발로 내정했던) 고영표가 만약 오늘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오면, 호주전은 불펜데이로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줄부상 속에 구상한 불펜데이. 그러나 이번 프리미어12는 결국 선발 야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자주 나가니 힘들지 않겠나"라며 "이번 대회는 결국 선발 투수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를 봐도 선발 투수 6~7명을 가진 팀이 결국 이긴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