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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 천재인가?" 잊혀진 1차지명 아니다, 5선발 후보 급부상[가고시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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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잊혀진 1차지명이 아니다. SSG 랜더스 우완 투수 정동윤이 내년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현재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에서 진행되는 SSG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투수는 정동윤이다.

1997년생으로 올해 27세인 정동윤은 2016년도 SK 와이번스 1차지명 출신이다. 야탑고 졸업 후 지역 연고 1차지명을 받아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까지 1군 출전 기회는 5경기에 그쳤다. 올해 미국 드라이브라인에서 떨어졌던 구속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희망을 찾은 정동윤은 올 시즌 막바지 1군에 콜업돼 3경기를 던지면서 가능성을 남겼다.

이숭용 감독과 경헌호 투수코치는 정동윤을 다음 시즌 5선발 후보로 보고 있다. 그만큼 눈에 띄게 좋아졌다. 현재 마무리캠프인데도 연습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찍혔다. 퓨처스팀 관계자는 "투구할때 안좋았던 것들이 많이 줄었다. 정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동윤은 이번 캠프에서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장착했다. 경헌호 코치의 권유가 있었다. 정동윤은 "코치님이 캠프에 오시기 전에 저의 트랙맨 데이터를 다 보고 오셨더라. '너는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평균적이니까 투심을 던져보자'고 이야기 하셔서 던지게 됐다. 코치님이 메카닉적인 부분만 살짝 수정을 해주셨는데, 그냥 잡고 한번 던져보니 데이터상으로도 훨씬 수치가 좋아졌다. 코치님께서 '투심을 이렇게 던질 수 있으면, 포심 안버려도 돼'라고 해주셨다"고 이야기 했다. 투심을 장착하면서 포심까지 같이 살아나는 효과가 살아났다.

손끝 감각이 좋은 정동윤은 포크볼도 금방 습득했다. "경헌호 코치님이 포크볼을 알려주셔서 던져봤는데, 금방 잘됐다. 저 스스로도 '약간 천재인가?' 생각했다"고 웃은 정동윤은 "그전에는 시도를 안했고 두려웠었다. 제가 원래 하고 있었던 게 있는데, 그걸 놓고 다른 구종을 굳이 던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재활 이후 커브를 장착한 것도 큰 무기가 됐다. 올 시즌 1군에서도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을 보여줬을 정도로 구사 완성도가 뛰어나다. 정동윤은 "마지막에 1군에서 던졌을때 직구, 커브만으로는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경헌호 코치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셔서 저에게 이런 저런 것을 추천해주셨다. 처음치고는 잘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찾았다.

지난해 140km 정도까지 떨어졌던 직구 최고 구속은 구단의 지원으로 미국에 다녀온 후 149km까지 끌어올렸다. 단순히 유명 아카데미에 갔기 때문에 구속이 살아난 것은 아니고, 스스로 불안했던 요소들을 제거하면서 부상에 대한 염려를 잊고 좋았던 감을 찾아나갔다.

어느덧 입단 9년차.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동윤은 "제가 못했던 것도 있고, 하려고만 하면 아팠던 것도 있다. 기회가 왔을때 못잡기도 했었다"고 돌아보면서 "그래도 올 시즌에는 김재현 단장님도 저를 보고 좋게 평가해주시고, 마지막에 1군에 올라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이숭용 감독님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욕심이 많이 난다. 이제 새로운 구종들을 가지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는게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다"며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이숭용 감독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두고 송영진과 정동윤을 비롯해 여러 유망주들을 데리고 경쟁 구도를 형성할 예정이다. 경헌호 코치 역시 정동윤을 5선발 후보로 두고, 그중 가장 안정감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를 최종 로테이션에 추천할 예정이다.

정동윤은 "이제 다시 안아플 것 같다. 그런 느낌이 팔에 온다. 캠프 끝나면 2주 정도는 공을 안만지고 웨이트를 많이 해서 오래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 예정이다. 내년에는 스스로 세워둔 목표가 있다. 1군에서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끔 꼭 기회를 잡고 싶다"고 힘차게 각오를 다졌다.

가고시마(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