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프로 축구선수 출신 손승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의 딸이자 테니스 유망주인 손하윤(17)이 스페인 무대에서 또 트로피를 들었다.
손하윤은 지난 9일 스페인 빌레나에서 열린 마르타 하우메(스페인)와의 2024년 ITF J30 월드테니스투어 주니어 단식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대0(6-4 6-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ITF 월드테니스투어 주니어 부문(18세이하)은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한 등용문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 선수인 손하윤은 1라운드부터 준결승까지 마르 카르모나(스페인·2대0 승), 노아 브리사(스페인·2대0 승), 안나 보론(영국·2대0 승), 아라나이 퀸타나(스페인·2대1 승)를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손하윤은 안나 모로스(스페인)와 짝을 이뤄 J30 대회 복식에서도 우승해 단복식 '더블'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손하윤은 올해 J30, J60, J100에서 모두 타이틀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지난 2023시즌부터 ITF 월드테니스투어 국제주니어대회의 카테고리 구분을 변경했다. 기존 그레이드 5(J5)가 J30, 그레이드 4(J4)가 J60, 그레이드3(J3/B3)가 J100, 그레이드A는 J500으로 명칭이 각각 변경됐다. J 옆 숫자는 대회에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를 일컫는다. 스페인에서 단식 타이틀 3회, 복식 타이틀 2회를 따낸 손하윤은 지난 9월 대비 세계 테니스 주니어 랭킹이 45계단이나 상승해 349위를 찍었다.
큰 의미를 지닌 성과다. 테니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통 한국인 주니어 선수는 랭킹을 따기 위해 아시아 무대에서 점수를 획득한 뒤 유럽 대회에 나서는데, 손하윤은 유럽 원정에서 직접 부딪혀 싸워 트로피를 획득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한 손하윤은 롤모델 엠마 라두카누(영국)와 같은 스타롤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해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 주니어 선수가 J30, J60, J100 대회를 싹슬이 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손하윤은 단복식 우승 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그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증명한 소중한 결과물"이라며 "한 걸음 묵묵히 또 가보자"라고 의젓한 소감을 남겼다.
손하윤은 축구선수 출신 손승준의 딸로 유명하다. 손승준 코치는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현역시절 수원 삼성, 전북 현대, 허난 젠예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협회 전임지도자를 맡아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는 동시에, 테니스를 시작한 딸을 위해서 물심양면 헌신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