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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인데 914⅔이닝 말이 되나' 포수 부자 구단, 본격 세대 교체 시동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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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풍부한 포수 유망주 숫자. 이제 결과로 보여야 한다. SSG 랜더스가 본격적인 안방 세대 교체에 시동을 건다.

SSG는 2025년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강릉고 3학년 포수 이율예를 지명했다.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이 많았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투수들이 많았고, SSG는 포수가 급한 구단은 아니다. 하지만 SSG는 "지명할 수 있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선수, 특히 최근 몇년간 보기 힘들었던 대형 포수 유망주라는 이율예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포수가 많아졌다. SSG는 2024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영입했고, 내부 FA였던 김민식과도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체결했다. 또 팀내 포수 가운데 최고 기대주인 조형우가 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과 신범수가 합류했다. 신인 김규민 등 2군에도 유망주 포수들이 있는데 고졸 신인 이율예까지 입단하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올 시즌은 이지영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투수 리드, 경기 운영 등 여러 면에서 이지영이 가장 믿음을 주는 포수였다. SSG가 시즌 끝에 끝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면서, 이지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에는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이지영의 출전 빈도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986년생인 이지영은 올해 38세. 체력이 좋은 선수고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하지만, 이제는 안배도 필요하다. 올해 이지영이 소화한 수비 이닝은 914⅔이닝으로 리그 전체에서 LG 박동원(944⅔이닝)에 이어 2위다. 또 팀내 포수 유망주들의 성장이 확실하게 이뤄져야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할 수 있다.

이숭용 감독 역시 "내년에는 조형우와 신범수 등 젊은 포수들에게 최대한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다. 새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는 "이지영이 그 나이에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SSG에는 좋은 포수 자원들이 정말 많다. 이 선수들 중에 누가 기회를 잡을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찾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센터 라인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젊은 포수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현재 일본 가고시마 사쓰마센다이에 차려진 유망주 마무리캠프에서는 신범수와 조형우, 신인 이율예까지 3명의 포수들이 세리자와 코치와 스즈키 후미히로 코치의 지도 하에 혹독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현재 인천, 강화에서 훈련 중이다.

다음 시즌 확실한 안방 세대 교체를 선언한만큼 20대 포수들의 출전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인 이율예의 경우 퓨처스리그에서 지켜보며 육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조형우와 신범수에게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동기부여다.

가고시마(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