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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야구중계? 안봐요" 가족은 열성 요미우리팬인데 한신 1지명 입단, 1m70 좌완투수 데뷔 시즌 선발로 1군 출발[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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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생 좌완투수 이하라 다카토(24)는 14일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야구팀 NTT서일본에서 2년을 뛰다가 프로팀 지명을 받았다. 한신이 이하라를 즉시 전력감으로 보고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했다. 이하라는 14일 한신 오사카 본사에서 계약금 1억엔, 연봉 1600만엔, 인센티브 3000만엔에 계약했다. 1순위 지명선수에 걸맞은 대우다.

1m70-77kg. 프로 선수로서 체격이 크지 않다. 그런데 하체가 강하다. 다부진 체형이다. 일단 건강하다. 별다른 부상 없이 꾸준하게 활약했다. 최고 시속 149km 빠른공을 던진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좌완 에이스 아즈마 가쓰키(29), 오릭스 버팔로즈 좌완 에이스 미야기 히로야(23)를 떠올리게 한다. 아즈마는 1m70, 미야기는 1m71 단신이다.

올시즌 재팬시리즈 우승 주역인 아즈마는 지난해 16승, 올해 13승을 올린 리그 최고 투수다. 지난 10월 29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재팬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나가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를 이끌었다. 1~2차전을 내준 요코하마는 아즈마의 역투를 계기로 벌떡 일어났다. 2연피 후 4연승, 거짓말 같은 역전 시리즈를 완성했다. 미야기는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 멤버다. 최근 4년간 41승을 올렸다.

한신팬들은 이하라가 아즈마나 미야기 같은 투수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

후지카와 규지 한신 감독은 이하라에 대해 "내년에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대가 크다. 대졸에 사회인야구를 거친 1순위 지명 투수답게 데뷔 시즌에 1군에서 선발로 시작한다.

주관이 또렷하다. 이하라는 기자회견에서 "내 스타일대로 확실하게 할 일을 하겠다"라며 "1군에서 시작해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TV를 안 보고 신문을 안 읽는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은 프리미어12 일본 경기도 찾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오사카 인근 나라현 가시하라시에서 태어난 이하라는 나라에서 고교를 다니고, 오사카에서 대학을 다녔다. 한신에 기반을 둔 간사이 지역 출신인데, 아버지 등 가족들이 한신의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 열성 팬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가족들과 요미우리 경기 TV 중계를 보면서 자랐다.

아버지는 아들이 한신의 안방 고시엔구장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아들이 등판하는 경기에선 아들과 한신을 응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하라는 요미우리 열성팬은 아니었다고 했다. 좋아했던 요미우리 선수는 있었다. 투수가 아닌 좌투좌타 외야수 터피 로즈다. 일본에서 13시즌을 뛰면서 통산 '464홈런'을 친 슬러거다. 로즈의 장타력에 빠졌다. 타격자세를 흉내내기도 했다. 긴테쓰에서 3차례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한 로즈는 요미우리에서 2004~2005년 두 시즌을 뛰었다. 2005년 45홈런을 치고 이적 첫해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한신 1지명 선수답게 '자이언츠 킬러'가 목표라고 밝혔다. 한신-요미우리 라이벌전은 가장 주목도가 높은 매치다.

요미우리에 강했던 롤 모델이 있다. 좌완 레전드 에나쓰 유타카(76)와 노미 아쓰시(45)다. 에나쓰는 요미우리전에서 31승을 거뒀다. 한신 좌완 투수로는 요미우리를 상대로 최다승을 올렸다. 요미우리의 자랑 'ON 타선', 오 사다하루(왕정치·84)-나가시마 시게오(88)를 맞아 정면승부를 즐겼다. 노미는 3시즌 8연승을 포함한 22승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