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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그렇게 무서워한 이유가 이거였구나…'KKKKK' 쾌투, 대표팀 마운드 세대교체도 '청신호'[타이베이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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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곽빈(24·두산 베어스)이 대만전 선발로 나오나?"

2024 WBSC 프리미어12 개막 전 대만 현지 취재진들로부터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의 활약상을 보면 그럴 만했다.

곽빈은 올해 KBO리그 30경기에서 15승(9패)을 거둬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대만 프로야구(CPBL)에 비해 한 수 위로 꼽히는 KBO리그 최다승 투수인 만큼 자연스럽게 경계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남긴 강렬한 인상도 빠질 수 없다.

곽빈은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비록 류중일호가 연장 승부치기 끝에 패해 웃지 못했지만, 일본 타선을 상대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 곽빈의 모습은 대만에도 깊은 인상을 남길 만했다.

쿠바와의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한 곽빈. 2이닝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감각을 조율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 줄부상으로 울상짓고 있는 류중일호의 귀중한 선발 자원이 될 것이란 예측이 뒤따랐다.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전. 1차전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 류중일호에게 쿠바는 반등 뿐만 아니라 남은 조별리그 경기 운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였다. 그러나 쿠바가 꺼내든 카드는 일본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기록한 리반 모이넬로. 곽빈이 어느 시점까지 버텨주느냐가 관건이었다.

곽빈은 절체절명의 류중일호를 구해내는 역투로 태극마크의 자격을 증명했다.

1회초 삼진 두 개로 출발한 곽빈은 2회초에도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드레이크가 친 3루수 방면 타구를 김도영이 호수비로 걷어내는 행운도 이어졌다. 2회말 한국 타선이 6득점 빅이닝을 연출하며 곽빈의 어깨는 더욱 가벼워졌다.

3회초 기베르트에 첫 안타를 내준 곽빈은 페레즈와 왈터스를 각각 삼진 처리했으나 산토스에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곽빈은 메이저리그 출신 몬카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4회초 1사후 볼넷과 안타로 위기에 몰린 곽빈. 그러나 드레이크를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 김도영이 3루 터치 후 1루로 연결하는 더블 플레이에 성공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 연속 볼넷으로 지친 모습을 드러낸 곽빈은 소형준에 마운드를 넘기며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 했다. 4이닝 3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 74개.

세대 교체를 선언한 류중일호.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대표팀 미래를 책임질 옥석 가리기는 중요한 과제였다. 축이 될 선발 투수의 기량 확인은 그래서 중요했다. 지난해 APBC에 이어 프리미어12에서도 또 다시 호투한 곽빈은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은 모양새다.

곽빈은 "올해 부담되는 상황이 수 차례 있었다.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되는 것 같아 '받아들이고 즐기자,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자'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회부터 전력으로 신나서 던졌다. 1회에 제구도 잘되고 타자들이 잘 못친다는 걸 느끼니 스스로 흥을 올리며 던진 것 같다"며 "사실 1, 2회에 힘을 다 쓴 느낌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많은 이닝을 던지다 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지더라. 그래도 4회까지 막아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