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바 롯데 마린스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격 승인받은 사사키 로키가 FA 시장에서 가치가 3억달러에 달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5세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인 사사키는 규정상 구단별로 책정된 사이닝보너스 풀(signing bonus pool) 범위에서 계약금을 받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완전한 FA 신분이라면 당장 3억달러에 계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MLB.com은 14일(한국시각) '사사키 로키에 관한 스카우팅 리포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사사키의 구종별 가치와 시장 가치를 심도있게 조명했다.
한 국제스카우팅디렉터는 인터뷰에서 "그는 알려진대로 훌륭하다. 이상적인 체격과 운동 능력, 그리고 계획가능한 프레임을 갖고 있고, 팔의 움직임과 딜리버리가 매우 우수하다. 평균 이상의 구종이 3가지이고, 커맨드를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 등 '넘버1' 선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스카우팅디렉터는 "내 의견은 그가 최고위(top-end) 선발투수라는 것이다. 그는 오타니와 같지는 않으나, 피칭 측면에서는 비교가능하다. 그가 19살에 대표팀에서 던질 때부터 지켜봤는데 폭발적인 팔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제 스카우트는 "노아 신더가드의 신인 때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신더가드는 2015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할 당시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와 싱커, 90마일대 초반의 고속 슬라이더로 각광받았다. 1m98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투구폼과 금발을 휘날리는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MLB.com은 사사키의 직구에 대해 '20~80점 구간에서 최소 70점을 줄 만하다. 최고 102마일에 작년에는 평균 98.8마일을 찍었다. 2024년에는 96.8마일로 감소했는데, 직전 시즌보다 좀더 스트레이트에 가까웠다. 헛스윙 비율이 24.0%에서 13.1%로 떨어진 이유다. 그러나 더 이상 부상이 없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사사키는 올해 팔과 복사근 부상으로 18경기 등판에 그쳤는데, 건강하다면 직구 구위를 원래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스플리터에 대해서는 '전 화이트삭스 스카우트인 제임스 딕스트라는 사사키의 스플리터를 전국구 구종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지바 롯데에 입단해 사사키의 투구를 봤다'며 '올해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57.1%의 헛스윙 비율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 평균 34.5%를 웃돈다'고 했다.
딕스트라는 MLB.com에 "스프링트레이닝 초기 불펜피칭을 하는 사사키를 포수 뒤에서 봤다. WBC에서 이미 봤던 구종이었지만, 생각보다 위력적이었다. 내가 본 최고의 스플리터였다"고 평가했다.
MLB.com은 제3구종인 슬라이더를 '작년보다 한 두 단계 떨어지긴 했어도, 40.7%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2023년 그의 브레이킹볼은 48.6%의 헛스윙 비율을 나타냈는데, 보통 80마일대 후반대를 찍었다. 꾸준히 플러스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서 1선발로 활약할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본 MLB.com은 '2025년 톱50 국제 유망주 리스트의 10대 투수 그 누구와 비교해도 그 이상'이라고 했다.
한 국제스카우트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 나가면 10년 계약에 2억7500만~3억달러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상한선은 없다"고 밝혔다.
딕스트라는 "사사키의 재능은 누구와도 비교불가다. 그는 용병 동료들과 영어로 열심히 소통도 했다. 불펜피칭을 보고 나서 내가 본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한다"면서 "그가 던질 때마다 더욱 강한 인상을 받는다. 이렇게 원초적인 재능을 가진 투수가 있을까 모르겠다"고 극찬했다.
2001년 11월 생인 사시키는 지바 롯데에서 2년을 기다렸다 25세가 되는 2026년 말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면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달러) 못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아니 그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는 7년 전 오타니 쇼헤이처럼 하루라도 빨리 태평양을 건너기를 바랐다. 구단을 끈질기게 흔들어댔다. 확신이 없다면 감히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오타니처럼 메이저리그 풀타임 6년을 충실하게 채울 경우 3억달러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2017년 12월 고작 231만5000달러를 받고 미국땅을 밟은 오타니는 지금 '7억달러의 사나이'가 돼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마저 들어올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