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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키운 선발 보내고 받아왔다…포텐 터진 트레이드 자원 어떻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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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는 지난달 31일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 위즈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투수 오원석을 보내고, 우완 투수 김민을 받았다.

사실 트레이드 직후에는 1대1 맞교환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물론 김민은 올 시즌 KT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선수다. 하지만 오원석은 2020년 구단의 1차지명(당시 SK 와이번스)으로 입단한 프랜차이즈 유망주였고, SSG가 지난 4년간 풀타임으로 선발 기회를 준 대형 기대주이기도 했다. 김민이 좋은 투수라고 하더라도, 4년간 1군에서 풀타임 경험치를 쌓은 20대 초반의 왼손 투수를 트레이드 시키는 것에 대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구단도, 현장도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오원석이 4시즌 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선수 스스로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목표였던 두자릿수 승수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5,6회만 되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긴 고민의 시간을 지나기도 했다.

차라리 트레이드가 오원석에게도 전화위복이 되고, 새로 데리고 오는 투수는 팀에 도움이 되면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택한 선수가 김민이었다.

김재현 단장도, 이숭용 감독도 김민을 일찍부터 눈여겨보며 원했다. 김재현 단장은 지난해 LG 트윈스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있던 당시에도 직접 김민의 투구를 본 후, 트레이드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KT 구단에서 '트레이드 불가'라고 못박으면서 실패했다.

이숭용 감독도 김민 영입을 원했다. KT 단장 시절 가까이에서 보면서 선수에 대해 잘 알기도 하고, 올해 1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김민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좌완 투수를 원했던 KT와 트레이드가 맞아 최종 성사가 됐다. 프런트와 현장 모두 만족하는 결과다.

SSG는 오원석이 트레이드 되지 않았더라도 다음 시즌에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시작하는 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원석의 투구가 데이터상으로 악화되는 측면을 보면서, 차라리 보직을 바꾸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었다. 그런 와중에 트레이드가 성사되며 팀을 옮기게 됐다.

이숭용 감독은 다음 시즌 김민 활용 방안에 대해 "필승조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발 경험도 있는 선수지만, 일단 올 시즌 1군 불펜 요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다음 시즌에도 이어가게끔 하겠다는 전략이다.

FA 협상 중인 노경은이 잔류한다면, 김민, 서진용 그리고 마무리 조병현까지 불펜의 핵심으로 기용할 수 있다. 김민은 현재 강화 퓨처스구장에 합류해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올 시즌 71경기, 77⅓이닝으로 불펜 투수로는 상당히 많은 경기,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피로도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감안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가고시마(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