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에 모든 걸 바친 손흥민은 자신이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하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1년 연장 조항 발동을 위한 공식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이 주장이자 팬들이 가장 사랑하고 있는 선수인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는 걸 연기한 결정은 손흥민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에 대한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토트넘은 기존 계약에서 1년만 연장하는 조항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해 그를 2026년 여름까지 잔류시킬 것이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이제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때쯤이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게 될 것이다. 손흥민에 대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입장은 이미 11번의 리그 경기에서 5패를 기록해 불만이 생기고 있는 토트넘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고 분석했다.이제 곧 토트넘이 손흥민의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할 예정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서 안에 1년 연장 조항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공개한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4일 "토트넘은 이번 시즌 이후 손흥민의 미래를 클럽에 맡기로 한 계약에 대해 1년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항 발동 권한은 토트넘에 있기에 구단에서 결정을 내린 뒤에 손흥민에게는 통보만 해주면 끝이다.
원래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구단에서 갑작스럽게 결정을 바꾸면서 손흥민이 충격을 받고, 놀랐다는 소식이 영국 현지에서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텔레그래프의 보도가 나온 후 영국 TBR 풋볼은 5일 "지난 애스턴 빌라전에서 후반 10분 교체돼 좌절했던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구단으로부터 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토트넘이 손흥민 측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계약에 대한 협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TBR 풋볼의 보도에 따르면 원래 토트넘은 손흥민 측과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열고 대화를 진행 중이었지만 갑자기 구단에서 1년 연장 조항 발동으로 계획을 바꾸면서 선수 측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소식이 토크 스포츠에서 또 한 번 언급된 상황이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내면서 손흥민이 구단을 위해 남긴 업적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구단 역사상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 주역,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 주역 등 토트넘의 역사에서 이제 손흥민은 절대적인 선수가 됐다. 손흥민이 당장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 정도라면 토트넘에서 이제는 이별을 선택해도 손흥민이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때로는 아름다운 이별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손흥민은 1992년생이다. 다음 시즌이 되면 33살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 선수로서 더 뛸 수 있는 나이다. 몸상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서 손흥민의 전성기는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여전히 토트넘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손흥민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구단이 자신과의 동행을 곧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제아무리 충성심이 대단한 손흥민이지만 당연히 구단에게 섭섭한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영국 현지에서도 토트넘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토트넘 스카우터 출신 브라이언 킹은 13일 토트넘 뉴스를 통해 "손흥민은 최근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에서 제일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2년 계약을 맺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수뇌부는 자신들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맹비판했다.
이어서 킹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클럽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 합류할 기회를 준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토트넘에 손흥민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대 뒤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선수다"며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러한 반발에도 토트넘의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4일 개인 SNS를 통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조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현재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되지만 2026년 6월까지 연장되므로 손흥민과 한 시즌 더 계약할 수 있다. 손흥민은 내년에도 토트넘 계획에 남아있다. 토트넘은 공식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곧 발동하려는 이유는 현재 상태로는 2025년 1월 1일부터 손흥민이 다른 구단과의 협상이 가능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2025년이 되기 전에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해 다른 구단과의 협상할 수 있은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1년 연장 조항이 발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다시 사우디 구단들이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의 매각을 고려한다면 202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매각해야 이적료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토트넘에 실망한 손흥민이 2025년 6월 이후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충성심에 보답해주지 않으려다가 더 손해를 보는 꼴이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