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펌프 고장 시험장 급수 지원…16개 시험장 6천962명 응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백나용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제주도 내 16개 시험장에서도 일제히 시작됐다.
11월 중순치고는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의 날씨로 '수능 한파'가 없어서인지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그리 무겁지 않았다.
과거와 같은 단체 응원은 벌어지지 않으면서 시험장 주변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시험장 앞에 잠시 차를 세워 수험생 자녀만 내려주고 창문이나 문을 잠깐 열어 '떨지 말고 파이팅', '긴장하지 마', '사랑한다' 등 간단한 격려 인사만 한 뒤 발길을 돌렸다.
일부 학부모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기도하기도 했다. 시험장 앞에서 부모와 수험생 자녀가 함께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교사들도 제자들을 꼭 안아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긴장을 풀어줬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별 탈 없이 무사히 입실했으나 자치경찰 등의 도움을 받는 일도 있었다.
입실 마감을 20분가량 앞둔 시각 제주중앙여고에서 시험을 치를 한 수험생이 제주여고 시험장으로 잘못 찾아가서 자치경찰이 순찰차로 이 수험생을 중앙여고로 무사히 수송했다.
자치경찰은 또 오전 7시와 7시 50분께 택시를 잡지 못하던 수험생 1명씩을 순찰차로 서귀포여고 시험장까지 안전하게 수송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제주시 노형동에서 약 47㎞ 떨어진 서귀포여고 시험장까지 무사히 도착하기도 했다.
이 수험생은 택시를 타고 시험장까지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연료가 부족했던 택시 기사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7시 39분께는 수험생이 제주시 일도동에서 제주제일고 시험장까지 경찰 순찰차로 수송되기도 했다.
오현고 시험장에서는 한 수험생이 수험표를 두고 왔으나 입실 마감 전 학부모가 갖다주기도 했다.
진입로가 좁은 시험장의 경우 출근하는 시민들 차량과 수험생을 태운 차량이 몰리기도 했으나 자치경찰, 모범운전자회, 주민봉사대 등이 주변 교통정리와 안내를 해서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제주중앙여고 시험장에서는 건물 전체 화장실에 연결된 물탱크 급수 펌프가 고장 나자 소방당국이 소화전을 이용해 30t 급수를 지원했다.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이날 오전 남녕고 시험장을 찾아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 등을 격려했다.
제주에서는 이날 95(제주)지구 12곳, 96(서귀포)지구 4곳 등 시험장 16곳에서 수능이 치러진다. 제주지역 수험생은 6천962명(재학생 5천179, 졸업생 1천542, 검정고시 등 24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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