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희찬 소속팀 울버햄튼이 개막 11경기만에 따낸 첫 승 뒤에는 '행운을 몰고온 두목 늑대'가 있었다.
울버햄튼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분 파블로 사라비아, 후반 6분 마테우스 쿠냐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했다.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3무7패 극심한 부진으로 최하위에 처졌던 게리 오닐 감독의 울브스는 이날 승점 3점을 얻어 승점 6점을 기록, 사우스햄튼(4점)을 끌어내리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사우스햄튼과의 '멸망전'에는 특별한 손님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울버햄튼 중원을 지키고 주장까지 역임한 포르투갈 출신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27·알 힐랄)였다.
지난해 울버햄튼에 이적료 4700만파운드(약 840억원)의 거액을 선물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떠난 네베스는 1년 5개월만에 몰리뉴를 방문했다. 소속팀 일정이 있다면 어려웠을 일정이지만,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네베스는 내년 1월 복귀 예정.
구단 관계자, 선수단, 홈팬으로부터 환대를 받은 네베스는 힘든 나날을 보내던 옛 동료들이 처음으로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네베스가 목발을 짚고 하프타임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네베스의 응원가를 열창했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네베스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울버햄튼은 네베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후반 한 골을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쿠냐는 경기 후 "네베스는 우리의 주장이었다. 지금 이 팀에서 뛰는 선수들 대다수가 네베스가 주장을 맡던 시절에 합류했고, 네베스는 모든 선수에게 도움을 줬다. 네베스가 우리에게 (승리의)행운을 준 것 같다"며 웃었다.
귀중한 첫 승으로 반등 발판을 마련한 울버햄튼에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핵심 공격수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최근 훈련에 복귀했다. 황희찬은 이날도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아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부상 여파로 11월 A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황희찬은 오는 24일 풀럼 원정을 통해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