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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1회 무너져도 150㎞ 필승조가 10명 줄줄이...' 이제껏 본적없던 역대 최강 불펜 개봉 박두[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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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11월 8일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은 야구팬들에게 굉장히 인상적인 경기로 남아있다.

1차전을 패한 LG가 선발 최원태가 1회초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무너지자 염경엽 감독이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최원태를 내리고 곧바로 불펜을 투입했다. 최원태는 ⅓이닝 4실점의 굴욕적인 기록을 안았지만 염 감독의 빠른 결단이 결국 엄청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최원태가 1회에 내려간 이후 LG는 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 등 7명의 필승조를 투입해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5대4로 이겼다. 그리고 LG는 3,4,5차전까지 승리하며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선발이 강하진 않았지만 벌떼 필승조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이 딱 LG와 같은 마운드 구성이다. 14명의 투수 중 선발 4명에 불펜 10명으로 불펜 중심의 구성이 됐다.

대표팀 선발진은 고영표 임찬규 곽빈 최승용 딱 4명뿐이다. 올시즌 야구를 본 팬들이라면 대표팀 선발진이 엄청나게 강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영표 임찬규 곽빈은 팀내에서 국내 에이스지만 최승용은 아직 미완의 유망주급 왼손 투수다. 왼손이 풍부했던 한국 대표팀에서 이렇게 왼손 선발이 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당초 엄상백까지 선발이 5명이었는데 최종 엔트리를 선정할 때 엄상백을 제외시켰다. 보통 선발 투수를 여유있게 두고 남은 선발을 롱릴리프로 쓰는 등 돌발 상황을 대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고 딱 4명만 남겼다. 그만큼 불펜진이 좋다는 뜻이다.

누가 봐도 갖고싶은 불펜이라 할 수 있는 '꿈의 불펜'. 이렇게 한 팀이 된다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도 있을 듯 싶다.

세이브왕 정해영(2승3패 31세이브 1홀드)을 필두로 유영찬(7승5패 26세이브 1홀드) 박영현(10승2패 25세이브) 김택연(3승2패 19세이브 4홀드) 조병현(4승6패 12세이브 12홀드) 곽도규(4승2패 2세이브 16홀드) 최지민(3승3패 3세이브 12홀드) 이영하(5승4패 2세이브 5홀드) 소형준(2승) 김서현(1승2패 10홀드) 등 10명의 불펜진은 소속팀에서 가장 중요한 필승조 투수들이다. 이들의 성적을 모두 더하면 41승29패 120세이브 63홀드다. 10명의 투수 모두 150㎞ 내외의 빠른 공을 뿌릴 줄 안다.

대만전 선발로 나서는 고영표는 "중간 계투 후배들이 공이 좋기 때문에 짧은 이닝이라도 최소 실점을 하려고 생각하고 임하겠다"

라고 했다. 보통 정규리그 경기처럼 선발이 굳이 6이닝 이상 던지려고 체력 안배를 할 필요 없이 1회부터 전력 피칭을 하면 된다. 그리고 위기가 왔다 싶으면 5회 이전이라도 빠르게 불펜을 가동해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승리를 바랄 수 있다. 이례적인 불펜 위주의 야구대표팀이다. 불안감보다는 막아줄 것이라는 안도감이 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