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김민재가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폴리 시절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11일(한국시각) 올 시즌 현재까지 최고 성적의 경기력을 보여준 센터백들의 순위를 공개했다. CIES 자체 기준을 통해 점수를 매겨 공개한 순위에는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버질 판다이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해당 점수는 센터백의 전반적인 활약상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에 사실상 김민재의 올 시즌 활약상이 유럽 5대 리그 센터백 중 가장 뛰어났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1위의 주인공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순위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리며 총점 91.1점을 기록했다. 김민재의 밑으로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 디아스가 2위(89.7점), 리버풀 수비수 듀오인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3위(89.5점), 버질 판다이크가 4위(89.4점)를 차지했다. 세 선수는 모두 최근 몇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정상급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다. 특히 판다이크는 올 시즌 리버풀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핵심 중 한 명인데 김민재는 이들보다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김민재의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는 88.9점으로 6위에 이름을 올렸고, 마누엘 아칸지(88.2점), 이니고 마르티네스(88.2점), 윌리 오르반(87.1점), 마르턴 더론(87.0점)이 순위에 포함됐다.
김민재의 이러한 활약에 대한 높은 평가는 마치 김민재의 나폴리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당시 나폴리로 이적해 곧바로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당시 김민재는 엄청난 스피드와 커버 능력, 집중력을 선보이며 세리에A의 걸출한 공격수들을 막아냈고, 시즌 종료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얻었다.
이후 김민재의 바이아웃 소식이 전해지자, 현 소속팀 바이에른과의 본격적인 협상 전까지 빅클럽들의 엄청난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이탈리아 언론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는 '맨체스터 시티, 맨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스널, 첼시, 뉴캐슬, PSG,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원한다'라며 김민재의 기량에 관심을 보인 구단들의 이름을 나열하기도 했다. 올 시즌 김민재는 당시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세계 1위에 자리에 올랐다.
한편 김민재의 올 시즌 활약은 지난 시즌 김민재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이를 극복한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김민재는 올 시즌 다시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쉬웠던 모습과는 다르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후반기 아쉬운 활약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기 당시에는 다욧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리흐트가 빠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거의 쉴 시간 없이 경기를 소화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했고. 후반기에는 지친 기색을 보이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아쉬운 부진과 함께 시즌 막판 에릭 다이어에 밀려 벤치를 지켜야 했다.
이번 여름 마티아스 더리흐트가 팀을 떠날 당시만 해도 팬들의 우려가 컸다. 개막전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두 선수가 부진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이에른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향해 "김민재는 바이에른 수준이 아니다"라며 "나폴리 시절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다"라고 혹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러한 우려와 의심을 모두 지워내고, 올 시즌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거머쥐게 됐다. 올 시즌 매 경기 꾸준한 활약으로 바이에른 수비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나폴리 시절 모두를 놀라게 했던 '괴물 센터백' 김민재가 돌아왔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