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러시아의 교사들이 서방의 방사선과 전파로부터 보호한다며 은박지 모자를 만들어 쓴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이는 한 시민활동가의 '실험'이었는데, 교사들이 맹목적으로 러시아 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메트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전직 교사이자 시민활동가인 블라디슬라프 블라딕 보칸은 러시아 보로네시에서 근무하는 여러 학교 교사들에게 대규모 '애국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나토(NATO)의 위성에서 쏘아지는 방사선과 전파로부터 학생과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은박지 모자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또한 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 국민을 물리적·생물학적으로 방사능 조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는 거짓말이고 일종의 '실험'이었다.
그러자 교사들은 의심 없이 흔쾌히 모자를 만들고 실제 머리에 착용했다.
교사들은 모자를 쓰고 나서 "생각이 정화됐다", "애국심이 솟구쳤다", "전쟁을 도와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한 교사는 "은박지 모자를 만드는 것은 흥미롭고 창의적인 활동일 뿐만 아니라 서방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조국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애국적인 행위"라며 "우리의 모자가 외국의 도전에 맞서 단합과 회복력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람은 "외부의 적에 대한 훌륭한 방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칸은 "러시아인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복종하도록 너무나 깊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우스꽝스러워도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