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잔인하지만 현실이다. SSG 랜더스가 로에니스 엘리아스 대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는다.
SSG는 시즌 종료 후 엘리아스와의 결별 방침을 확정짓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후보를 물색 중이다.
엘리아스와는 자연스러운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쿠바 출신인 엘리아스는 지난해 에니 로메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시즌 시작부터 SSG는 외국인 선수 문제로 패닉이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봤던 로메로가 제대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한 채 결국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부랴부랴 대체 외국인 계약에 나섰다.
그런데 엘리아스가 그 역할을 잘해줬다. 지난해 22경기에 등판해 8승6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비록 패전 투수가 됐지만 무려 8이닝을 2실점으로 책임졌다.
올해도 '빅게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엘리아스는 SSG가 치열한 5강 싸움을 하던 정규 시즌 막바지에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특히 9월 21일 순위 라이벌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승리 투수가 됐고, 마지막 등판이 된 NC 다이노스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지막 2경기에서 14이닝 17탈삼진 1실점으로 혼신의 투구를 펼친 엘리아스다.
정식 기록이 되지는 않았지만, KT와의 순위 결정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한 엘리아스는 6이닝 2안타(1홈런) 3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SSG가 최종 스코어 3대4로 패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5위 밖으로 처져있다가 기적적인 공동 5위로 정규 시즌을 끝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엘리아스의 부활이었다.
하지만 결국 다음 시즌 동행은 어려워졌다. 1988년생으로 김광현과 동갑인 엘리아스는 내년이면 3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만큼 재계약에 불리한 요건이다. 매일 나와서 공을 던질 정도로 자기 관리나 운동에 있어서 철저한 선수지만, 잔부상이 많았다는 점도 마이너스다.
이미 엘리아스는 올 시즌 중반 한 차례 퇴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부상으로 인해 복귀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시 대체 선수로 영입한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예상보다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SSG 내부에서 누구와 후반기를 함께할지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엘리아스 역시 큰 위기감을 느끼고 마음 졸였었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만회에 성공했지만, 다음 시즌에도 같이 가기에는 리스크가 따른다는 판단을 내렸다. SSG는 또다른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와는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엘리아스와의 결별이 아쉽지만, 앤더슨을 2선발로 밀어낼 수준의 '에이스급' 1선발과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