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머리가 빙글빙글 돌 지경이었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간판 선수인 잭 그릴리쉬가 6년 전인 2018년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 한 말이다. 당시 애스턴 빌라 소속이던 그릴리쉬는 2018년 여름 이적시장 때 진심으로 원하는 팀이 있었다. 그러나 그릴리쉬의 당시 이적사가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실망감에 가득 찬 채 아쉬움 담긴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그릴리쉬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팀이 바로 토트넘 홋스퍼였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이적 흑역사' 중 하나로 뽑을 수 있다. 토트넘은 최근 수 년간 엄청난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할 기회를 날렸다. 루이스 디아즈과 윌프레드 자하, 사디오 마네 등 특급 선수들을 영입할 기회를 번번이 날렸다. 그리고 그 리스트 중에는 그릴리쉬도 있었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10일(한국시각) '그릴리쉬가 토트넘 이적 실패 후 말한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며 토트넘의 이적시장 흑역사를 재조명했다.
그릴리쉬의 과거 인터뷰가 소환된 이유는 토트넘이 최근 다시 그릴리쉬의 영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맨시티의 간판 스타 중 하나인 그릴리쉬의 영입을 통해 중원 공격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토트넘의 영입 시도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은 과거에도 이미 그릴리쉬를 잡을 뻔하다 막판에 놓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적료를 아끼려다 실패한 케이스다.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시절이던 2017~2018시즌에 리그 3위를 차지하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게 됐다. 당시 토트넘은 막강한 'DESK' 공격라인으로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다.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슨, 손흥민, 해리 케인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토트넘은 야망이 있었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당시 촉망받던 애스턴 빌라 스타 그릴리쉬를 영입하려고 했다. 그릴리쉬도 적극적이었다. 애스턴빌라가 EPL 승격에 실패한 상황이라 전 시즌 EPL 3위 토트넘의 영입 제안은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그릴리쉬는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이를 바탕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 합류까지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릴리쉬의 토트넘행은 무산됐다. 애스턴 빌라는 당초 4000만파운드를 원했다. 지금 생각하면 헐값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 '꿀제안'을 선뜻 잡지 않았다. 미적미적대는 사이 애스턴빌라에 자금이 유입되며 이적 매물을 철회했다. 토트넘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그릴리쉬의 실망감도 컸다. 그는 이적이 무산된 후 몇 달 뒤 텔레그래프를 통해 이적무산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당연히 토트넘에 합류하지 못해 실망스럽다. 토트넘은 최근 올드트래포드에서 맨유를 3대0으로 꺾었고, 다음 주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와 경기한다"면서 "만약 내가 그 팀에 합류했다면, 큰 경기를 치르고 연말에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로부터 6년이 지났다. 토트넘은 다시 그릴리쉬를 원한다. 이번에는 두 배 이상 값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