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맨시티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32)가 인생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맨시티 백업 골키퍼 오르테가는 7일(현지시각)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호명한 11월 A매치 최종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독일은 오는 16일과 19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헝가리와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경기를 펼친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다. 독일계 부친과 스페인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오르테가는 2011년 독일 3부인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오르테가가 유럽 빅리그에 처음으로 누빈 건 불과 3년 전인 2021~2022시즌 빌레벨트가 분데스리가(독일 1부)로 승격했을 때다.
해당시즌 주전 수문장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오르테가는 2022년 여름 에데르송 백업 골키퍼를 찾아나선 맨시티에 자유계약으로 합류했다. 오르테가는 주로 컵대회에서 맨시티 골문을 지켰고, 에데르송 부재시 리그 경기에도 나서기도 했다. 2022~2023시즌 맨시티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에 일조했다.
오르테가의 이름을 알린 경기는 지난 5월 토트넘전이었다. 부상한 에데르송을 대신해 골문을 지킨 오르테가는 후반 40분 일대일 상황에서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슛을 막아내며 팀의 2대0 승리를 뒷받침했다. 결과적으로 맨시티의 전무후무한 리그 4연패를 이끈 선방으로 기억됐다. 손흥민에게 수차례 골을 허용한 '트라우마'가 떠올라 슛을 쏘기도 전에 바닥에 풀썩 쓰러졌던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오르테가는 내가 본 골키퍼 중 최고"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르테가는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같은 해 6월 재계약에 성공했다. 구단이 제작한 재계약 포스터는 손흥민의 슛을 막는 오르테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토트넘전이 오르테가의 연장계약에 결정적인 사건이었다는 뜻.
오르테가는 계속해서 독일 대표팀의 문을 두드렸다. 2010년 독일 19세이하 대표팀에 뽑혔으나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오르테가는 유로2020 예비명단에 뽑혔다. 최종명단에 이름 올린 골키퍼 중 한 명이 부상당할 경우 대체 1순위였다. 하지만 오르테가가 부름을 받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32세가 된 오르테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나겔스만 감독은 '전설'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뮌헨)가 올해 국가대표 장갑을 벗어 무주공산이 된 골키퍼 포지션에 무한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올리버 바우만(호펜하임), 알렉산더 뉘벨(슈투트가르트)과 함께 오르테가가 주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달 A매치 2연전에선 바우만과 뉘벨이 한 경기씩 출전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골키퍼뿐 아니라 공격수 데니스 운다프(슈투트가르트), 팀 클라인다인스타(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 미드필더 펠릭스 은메차(도르트문트) 등 새로운 얼굴을 과감하게 발탁하고 있다. 독일은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A3에서 3승1무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네덜란드(5점), 헝가리(5점)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