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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만 6시간" 다리에 감각이 없는 공포…길었던 기다림→건강 되찾은 11년차 좌완의 다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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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롯데 자이언츠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남자가 있다. 하지만 간절한 기다림 속에도 올시즌 내내 그 모습을 볼수 없었다.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투수 심재민(30)이다.

김해장유리틀야구단 시절부터 명성이 드높았다. 개성고를 거쳐 2014년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래 불펜으로, 선발로 마운드의 한 축을 지탱했다.

2023년 5월 내야수 이호연과의 맞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후반기 23경기에 등판,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발로도 6경기에서 26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3.38로 호투했다. 모처럼 롯데의 선발 고민을 해결해준 한수였다.

김태형 감독의 취임과 마무리 훈련 때만 해도 차기시즌 유력한 5선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긴 부상과 그 후유증에 시달렸고, 결국 제대로 공도 던지지 못한 채 2024시즌이 끝났다.

김해 롯데 2군 연습장에서 만난 심재민에게선 어둡고 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온 듯한 후련함이 감돌았다.

심재민이 직접 밝힌 부상 부위는 어깨와 허리. 다만 그 허리의 문제가 심각했다. 심재민은 "2023시즌 끝날 때쯤 좋지 않던 어깨 상태가 악화됐다. 재활을 거쳐 복귀 준비하고, 퓨처스 경기에도 나갔는데 그때부터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괴로운 회상을 하는 심재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다리저림 같은 건 기본이고, 일어서도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안 느껴질 정도였다. 훈련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허리는 수술받기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추천에 추천을 거쳐 의사선생님을 찾았고, 지난 6월에 수술을 받았다. 무려 6시간에 걸친 큰 수술이었다. '확률은 낮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사전 경고가 있었을 정도.

긴 재활을 거쳐 조금씩 상태가 호전됐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고, 내년 시즌만 기다리는 단계다.

심재민은 "캐치볼 등 ITP(단계적 투구프로그램)는 다 끝났고, 하프피칭도 마쳤다. 11월 안에 이제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비로소 활짝 미소를 지었다.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아쉬움이 가득한 한해다. 앞서 선발로 보여준 모습이 워낙 좋았기 때문. 그가 없는 사이 김진욱, 정현수 등 영건들이 하필이면 '좌완+하위 선발'이란 같은 포지션으로 치고 들어왔다.

그래도 심재민은 자신감이 있다. 그는 "올해는 아픈데가 너무 많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 뿐인데, 몸이 안 따라주니까 답답했다. 지금은 일단 건강해졌지 않나. 차근차근 준비해서 잘하고 싶다.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힘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도 "겨우내 열심히 훈련해서 컨디션을 조금더 끌어올리면, 캠프에서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절친)손호영이 올해 잘했지 않나. 좋은 재능이 기회를 받으면 이렇게 튀어나오는구나 싶었다. 나도 작년에 경험했던 일이니까. '작년 말고 올해 잘했더라면'이란 마음이 들만큼 아쉬움 가득한 1년이었라. 겨울이지만 놀 시간이 없다. 공 한번이라도 더 던지고, 준비 잘해서 내년엔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