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도의 한 남성이 눈에서 균이 자라서 실명할 뻔한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눈과 코에서 균이 자란 인도 남성의 사례가 게재된 '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BMJ Case Reports)'의 내용을 전했다.
인도에 사는 30세 A는 눈꺼풀에 오렌지 크기의 종양이 생겨 가슴까지 뻗어 나갔다.
그는 5년 전 왼쪽 눈에서 미세한 부종으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커져 얼굴의 피부가 늘어나고, 눈 경계에 있던 조직이 당겨져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고통이 심해 병원을 찾은 그를 검사한 의료진은 코와 눈에서 진균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이 종양이 균에 대한 신체의 반응 방식으로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몸에 균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확실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 병에 걸린 다른 환자들은 대개 시골 지역이나 농장 근처의 개울에서 수영이나 목욕을 한 후 이 질환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의 경우 거대한 종양인 혈관섬유종과 기생충 감염인 비염을 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의료진은 사례 보고서에 썼다.
직경 약 15.2㎝, 길이 약 7.6㎝인 이 종양은 암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상태가 악화되는 것으로 보였다.
전인도 의학 연구소(All India Institute of Medical Sciences)의 외과 의사들은 대량 출혈을 피하기 위해 그의 눈에서 종괴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그 종괴를 지탱하기 위해 자란 '거대한' 기형의 혈관도 잘라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3개월 만에 환자의 눈 모습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의료진은 남성의 눈과 코에서 자란 기생충은 진균의 일종인 '리노스포리듐 세베리(Rhinosporidium seeberi)'라고 설명했다.
이 진균의 감염은 드물지만 인도와 스리랑카의 열대 지역에서 흔하게 보고된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간혹 감염 사례가 나온다
2021년 연구에서는 1896년에서 2019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28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했으며, 이 가운데 약 34건은 미국에서 발생했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일부 환자들은 종괴를 오랫동안 안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