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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U-17 여자 월드컵서 우승 '통산 세번째 트로피'...전일청 골든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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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북한 여자 축구가 U-17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북한은 4일(한국시각)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펠릭스 산체스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4년 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정규시간은 1대1로 마친 북한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웃었다. 이날 승리로 북한은 2016년 요르단 대회 이후 8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북한은 지난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도 8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탈환한데 이어, 이번 U-17 월드컵 우승까지 연령별 대회를 싹쓸이 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준결승에서 미국을 1대0으로 꺾은 북한은 잉글랜드를 3대0으로 제압한 스페인과 결승에서 맞붙었다. 난적이었다. 북한은 스페인에 약했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회 3위 결정전에서 0대1로 패했고, 2018년 우루과이 대회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시작은 불안했다. 상대의 강한 공세에 흔들렸다. 결국 후반 16분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파우 코멘다도르가 낮게 깐 크로스를 찔러 넣자 반대쪽 골대로 쇄도한 세구라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북한은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장면에서 세 차례 득점 세리머니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후반 19분 로운향의 긴 패스로 한 번에 스페인 수비 라인을 허물었고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질주한 전일청이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를 갈랐다. 직후 심판진은 비디오판독(VAR)을 진행했다. 전일청의 오프사이드 여부 때문이었다. 전일청의 발끝이 미세한 차이로 스페인 수비보다 뒤에 위치한 것으로 판정돼 북한은 그제야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그러자 스페인 벤치는 이전 볼 경합 상황에서 북한의 파울 여부를 놓고 VAR을 신청했다. 심판진은 이 장면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북한의 득점을 인정했고 북한은 하이파이브하며 세 번째 미소를 지었다.

추가 득점에 실패한 양 팀은 승부차기로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렸다. 두번째 키커가 나란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가운데, 세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스페인의 키커 코멘다도르의 슛이 골대 왼쪽으로 흘러 나간 반면, 로운향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후 실축 없이 깔끔하게 골망을 흔든 북한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FIFA 인터뷰에서 박주경은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께 제일 먼저 기쁜 소식을 알려 드리고 싶다. 행복하고 기뻐서 눈물밖에 안 난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성권 북한 대표팀 감독도 "유럽 최강팀 스페인을 통쾌하게 이겼다. 아시아 최강팀이 세계 최강팀이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전일청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전일청은 U-17 아시안컵에서 6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데 이어 월드컵에서는 골든볼을 품에 안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