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원정 4연승을 달렸다. 창원 LG는 3연승으로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곧바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현대모비스는 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78대73으로 승리했다. 현대모비스가 리바운드 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원정 4경기는 모두 이기고 홈 2경기는 다 졌다.
'쌍둥이 형제' 조상현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양 팀 나란히 3승 2패였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LG는 국내 선수들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옵션 외국인선수 숀 롱이 헤매고 있어 고민이 크다. 덩달아 국내 선수들도 서두루는 모습을 노출하며 슛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날 경기는 숀 롱이 아닌 게이지 프림이 1쿼터에 먼저 나왔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급해지고 쉬운 기회를 놓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나가는 선수들마다 빨리 (실력을)보여줘야 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선수마다 확실한 역할을 부여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숀 롱에 관해서도 일단은 기다린다는 자세다. 그는 "프림이 잘해줘서 다행인데 숀 롱도 올라와야 한다. 본인도 수긍하고 잘하려고 한다. 4년 전과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숀 롱은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다. 일본 리그에 진출했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조동현 감독은 "일본도 몸싸움이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적응해야 한다. 판정도 달라지고 2대2 전술도 많아졌다. 길게 보고 도와주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기량이 원래 없는 선수가 아니다"라며 신뢰를 보냈다.
조상현 LG 감독은 리바운드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LG가 리바운드는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팀이었다. 리바운드 밀리고 턴오버가 나오면서 놓치는 경기가 나왔다"고 지난 패배를 돌아봤다. 그는 "현대모비스가 공격 리바운드가 좋은 팀이다. 거기서 밀리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5개 정도만 안 빼앗겨도 10점은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뚜껑을 열자 프림이 선전하면서 경기는 시소게임으로 흘러갔다. 프림은 LG의 1옵션 아셈 마레이에 밀리지 않았다. 전반전은 오히려 현대모비스가 앞선 채 마쳤다. LG가 전반에만 3점슛 6개를 퍼부으며 화려한 공격을 펼쳤지만 현대모비스도 실속을 잃지 않았다. LG의 외곽포가 터질 때마다 홈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완전히 일방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현대모비스는 침착하게 리드를 유지했다.
3쿼터부터 현대모비스가 야금야금 도망가기 시작했다. 숀 롱이 3쿼터까지 야투성공률 100%를 유지하며 15점을 넣었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조상현 LG감독이 걱정했던 공격 리바운드 부문에서 압도했다. LG가 공격 리바운드 5개를 잡는 동안 현대모비스는 무려 13개를 낚아챘다.
LG는 4쿼터 들어 맹추격에 시동을 걸었으나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다. 5분이나 남은 시점에서 마레이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LG는 경기 종료 1분 전, 71-76으로 따라가던 상황에서 던진 3점이 잇따라 빗나가 추격 동력을 잃었다.
창원=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