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서 경질된지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 경기장에서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각), 텐 하흐 전 맨유 감독이 이날 헤라클레스 아르멜로와 NAC브레다의 2024~2025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11라운드 열린 에르베 아시토 스타디움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텐 하흐 감독은 회색 모자와 검정색 코트 차림으로 브리안 데 케어스마에커의 멀티골로 헤라클레스가 2대0으로 승리한 경기를 '직관'했다.
맨유에서 경질 통보를 받은지 5일만의 경기장 나들이다. 2년 반 동안 맨유를 이끌며 FA컵과 카라바오컵 우승을 이끈 텐 하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두 시즌 연속 극심한 부진에 빠진 끝에 결국 지난달 28일 해고됐다.
지난 2023~2024시즌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인 리그 8위에 머문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 시점, 리그 14위로 추락한 상태였다. 1대2로 패한 웨스트햄전은 텐 하흐 감독의 고별전으로 남았다.
영국 매체 보도로는, 텐 하흐 감독이 맨유를 떠나기 전 구단에 요구한 선수는 레알마드리드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프렌키 더 용, 리버풀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 바이에른 뮌헨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였다. 하지만 맨유는 재정 등의 이유로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반려했다.
텐 하흐 감독은 2022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 영입에만 7억유로(약 1조460억원) 등을 쓰고도 맨유를 영광의 시절로 되돌리지 못했다.
텐 하흐 감독은 올드 트라포드를 떠난 후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두 개의 트로피를 획득했다. 평생 간직할 업적이다. 더 많은 트로피를 가져오길 원했지만, 그 꿈은 끝이 났다. 나는 모든 맨유 팬에게 성공, 트로피, 영광을 기원한다. 따뜻한 환대로 내 인생의 한 챕터를 쓰게 해줘 감사하다"고 작별사를 남겼다.
텐 하흐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맨유를 맡기 전 에레디비시 클럽 고어헤드이글스, 위트레흐트, 아약스를 이끌었다. 아약스 시절 에레디비시 우승 3회, KNVB컵 우승 2회, 요안크루이프 실드 우승 1회를 이끌었다. 특히, 2018~2019시즌, 아약스에 22년만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티켓을 선물했다. 당시 아약스를 탈락시킨 팀은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이다. 텐 하흐 감독의 에레디비시 경기 직관은 재취업 시그널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맨유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임시감독 체제로 치른 지난달 31일 레스터시티와의 EFL컵 16강에서 5대2 대승을 따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4일 새벽1시30분 올드트라포드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EPL 10라운드도 판 니스텔로이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전망이다.
맨유가 2일 선임한 루벤 아모림 전 스포르팅 CP 감독은 A매치 데이가 끝난 이후인 25일 입스위치 타운전을 통해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30대 지도자인 아모림 감독은 맨유보다 연봉을 3배 이상 제시한 구단이 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맨유를 맡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털어놨다. 계약기간은 2027년 6월까지 2년 6개월(1년 옵션)이다.
아모림 감독은 2013년 '전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 감독이 물러난 뒤에 선임된 6번째 사령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