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자국 브랜드로 글로벌 전기차 수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BEV)만 놓고 봐도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이다. 또한 중국은 전기차 공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468개(상용차, 리배지 등 제외)의 전기차 모델 중 267개를 중국에서 생산한다.이는 전 세계 전기차 모델의 57%를 차지하는 압도적수치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중국 토종 BYD가 서구 자동차 제조사들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고 마침내 올해 하반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BYD는 불과 22년 전만 해도 저품질 차량을 생산하며 서구 모델을 모방하는 단계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중국 내수 시장을 선도하는 전기차 브랜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팬데믹과 반도체 공급 문제를 겪던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2023년에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BYD의 성공 비결은 모든 주요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다양한 신모델 출시와 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시장 양쪽을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에 있다. BYD는 최신 소프트웨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배터리 성능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시장 내 우위를 점했다.
BYD의 연간 판매량은 2020년 42만7300대에서 2023년 289만대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량은 50만 대에서 181만 대로 증가했으나BYD의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9월까지 BYD는 순수 전기차 117만 대를 포함해 총 275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 129만 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수치다. 두 회사 간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연말께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BYD의 성공 요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가격 경쟁력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국내 생산에 기인한다. BYD는 수직 통합을 통해 생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BYD 아토 3
둘째는 전략적 제품 포트폴리오다. BEV와 PHEV 모두를 아우르는 BYD의 제품군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현재 BYD의 라인업은 르노, 포드, BMW와 비슷하거나 마쓰다, 미쓰비시, 스코다보다 더 폭넓어졌다.
지난해 BYD 그룹의 총 판매량 중 95%가 중국 내에서 발생했으나 BYD는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유럽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진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BYD는 올해 3분기 매출 기준으로 처음으로 미국 테슬라를 넘어섰다. 이는 BYD가 전기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기회로 평가된다.
BYD 세단 한
BYD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011억 위안(약 38조9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의 3분기 매출(약 34조 8천억 원)보다 약 4조 원 높은 수치다. BYD가 분기 매출에서 테슬라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1.5% 상승한 116억 위안(2조 2천억 원)으로 집계돼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단지 순이익만테슬라가 22억 달러(3조 원)로 BYD를 소폭 앞섰다.
BYD의 매출 증가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견인했다. BYD는 3분기에만 하이브리드 차를 68만 5800대 판매하며 직전 분기 대비 2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만을 판매하며 같은 기간 46만 2900대를 팔아 4.3% 증가를 보였다.
BYD는 서구 시장과 테슬라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가격과 제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계획 중이다. 앞으로 몇 달간 BYD의 해외 시장 확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