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 덕분에 한국 축구에 완전히 적응"
(구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시즌 초반 김기동 감독님께 세게 혼나고 정신 차렸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 제시 린가드(FC서울)가 한국 축구에 완벽히 적응하게 된 공로를 김기동 감독에게 돌렸다.
린가드는 30일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김기동 감독은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매 경기 분명한 계획이 있는 지도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월 서울에 입단한 린가드는 '잉글랜드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EPL 무대에서 활약한 공격수다.
K리그 무대에 도전한다는 사실에 린가드는 한국은 물론 영국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만 린가드는 시즌 개막과 함께 K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무릎 부상으로 수술도 받아 초반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과 동료 선수들의 관심과 배려로 한국 축구에 적응을 시작했고, 이번 시즌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핵심 공격자원으로 우뚝 섰다.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에게 큰 신뢰감을 표시했다.
린가드는 "첫 두 경기를 끝내고 감독님이 세게 비판해준 게 정신을 차린 계기가 됐다"고 웃음을 띠었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제주 유나이티드와 3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린가드를 향해 "몇 분 뛰지 않는 선수가 몸싸움도 안 해주고 설렁설렁하고, 90분 출전하는 선수보다 못 뛰면 저는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름값으로 축구할 것 같으면 은퇴한 선수들 데려다 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독의 날 선 비판에 정신을 차린 린가드는 한국 축구 적응에 노력했고,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임시 주장'을 맡을 정도로 팀에 녹아들었다.
린가드는 "솔직히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쉬운 마음으로 왔다"라며 "한국 선수들이 많이 뛰고 싸우는 분위기에 놀랐다. 감독님이 세게 비판해줘서 정신을 차리고 자연스럽게 한국 축구 스타일에 적응해 나갔다"고 돌아봤다.
그는 "감독님의 장점은 선수 관리다. 소통이 최고의 장점"이라며 "나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축구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얘기를 나눴던 감독들 밑에서 좋은 결과를 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매 경기 명확한 계획을 보여준다. 이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알 것 같고, 즐기는 단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이제 우리 팀의 목표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따는 것이고, 그 시작이 11월 2일 예정된 포항 스틸러스와의 대결이다. 자신감이 가득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이 한 시즌 50만명 홈 관중 돌파를 앞둔 것에 대해서도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많은 팬이 공항에서 사랑으로 맞아준 것을 잊을 수 없다"라며 "원정 경기에도 응원을 보내주는 서포터스 '수호신'을 위해 ACLE 진출에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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