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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백일해] 작년보다 89배 이상 급증…영유아 10대 사망 원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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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백일해는 예비 엄마라면 꼭 알아두어야 하는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심한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신생아·영아는 심한 합병증이나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어서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감염돼 발생하는 제2급 감염병으로, 소아청소년이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100일 동안 계속되는 기침'이라는 뜻에서 '백일해'라고 불린다. 실제로는 6~8주에 걸쳐 진행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3~4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비말 전파되는 질환으로, 직접 접촉이나 기침 및 재채기에 의한 호흡기 전파로 감염되며, 4~21일의 잠복기가 있을 수 있다.

◇작년보다 89배 이상 환자 증가…호흡기 통해 전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백일해는 올해 4월부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계 환자 수는 2만 6067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 수 292명과 비교했을 때 약 89.3배 급증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박성희 교수는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급격한 증가의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기 동안 백일해 유행이 없었던 점과 다수 국가에서 예방 접종률 감소, 해외 교류 증가, PCR 검사법 발전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일해의 증상은 카타르기(초기 단계), 경해기, 회복기 등 크게 3단계로 나타난다. 카타르기는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콧물, 결막염, 눈물, 가벼운 기침, 미열 등 상기도 감염 증상이 1~2주간 나타난다. 균의 증식이 가장 활발하며 전염력이 높은 시기다. 경해기에는 짧은 발작성 기침과 끝에 길게 숨을 들이쉴 때 '웁(Whooping)' 소리가 나는 기침을 특징으로 하며, '발작기'라고도 부른다. 기침이 심한 경우 얼굴이나 눈이 충혈되거나, 기침 후 구토, 끈끈한 가래, 청색증, 무호흡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시기는 2~4주 또는 그 이상 지속된다. 이후 1~2주에 걸친 회복기에서 점차 발작성 기침의 횟수나 정도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파력 강해 격리 치료…예방 접종·개인위생 관리 중요

치료는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전파력이 높은 시기인 증상 발생 3주 이내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3개월 미만 영아나 심폐 질환 및 신경 질환이 있는 소아는 합병증에 의한 2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입원해서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항생제 치료 시작 후 5일까지 격리가 필요하며,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엔 기침이 멈출 때까지 3주 이상 격리해야 한다. 백일해는 면역력이 없는 가족 내 접촉자 전파율이 70~100%에 달할 정도로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백일해 환자 밀접 접촉자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모든 영유아에게 생후 2, 4, 6, 15~18개월, 만 4~6세 DTaP 백신 접종 후, 만 11~12세에 Tdap 백신 추가 접종을 시행한다. 표준 예방 접종 완료 성인은 10년마다 Td 또는 Tdap 접종을 권장한다.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게 면역력을 전달하기 위해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 접종을 권장하며, 임신마다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 영유아와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가족, 의료인, 영아 도우미 등은 접촉 2주 전에 접종을 받아야 한다.

박성희 교수는 "백일해는 주로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고, 영유아 10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일 만큼 치명적이다. 특히 신생아 감염의 경우 치료를 받아도 치명률이 4%에 이를 정도로 높다. 따라서 적절한 예방 접종과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예방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을 실천해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