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2725명의 팬들을 얼어붙게 만든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어깨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차전을 하루 앞둔 28일 양키스타디움 프레스룸에서 인터뷰를 갖고 "오타니는 내일 뛰게 될 것이다. 트레이닝 스태프와 이야기하고 보고 받은 것에 기초해 그렇게 예상한다. 통증을 참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가 3차전에서 뛰지 않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가 출전할 수 있을 만큼 좋다고 하면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전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어깨를 다쳤다. 4-1로 앞선 7회말 1사후 우완 클레이 홈즈에 볼넷을 골라 출루한 오타니는 테오스크 에르난데스 타석에서 초구에 2루로 스타트를 끊었으나,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의 정확한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그런데 2루를 터치한 직후 오타니는 통증을 호소하며 드러눕더니 좌측으로 상체를 돌리며 오른손으로 왼팔과 어깨를 부여 잡았다. 고통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살피는 도중에도 왼쪽 어깨는 경직돼 있었다. 다리를 뻗어 슬라이딩을 하는 순간 왼손이 그라운드에 강하게 닿았고 그 충격이 어깨에 가해졌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왼쪽 어깨 불완전 탈구(left shoulder subluxation)'라며 "그러나 지금 팔에 힘을 쓰는 것이나 움직이는 범위는 좋다. 오타니는 3차전 라인업에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큰 부상은 아니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술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부상 정도가 크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유명 스포츠 전문의로 NFL 팀 닥터를 지낸 데이비드 차오 박사는 이날 "영상을 보면 왼쪽 어깨가 탈구되고 그에 따라 관절 와순 파열(labral tear)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부상은 심각해 오타니에게 월드시리즈 종말을 의미할 것이 확실시 된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예상대로 긍정적 신호가 강하다.
로버츠 감독은 "검사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면 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것인데, 그런 모습은 없다. 나보다는 트레이닝 스태프가 잘 알 것이다. 오타니는 오늘 아침 좋은 느낌이었다"면서 "그는 훈련과 스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어제보다 오늘이 좋다. 내년은 더 좋은 느낌일 것이다. 내가 확신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오타니가 자신의 상태와 몸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티배팅과 배팅케이지 훈련을 하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통증을 안고 플레이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좌타자가 스윙할 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어깨 앞쪽이 아니라 뒷쪽 부상인 것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 선수단이 전날 2차전을 마치고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가운데 오타니는 그대로 LA에 남아 하루를 자고 이날 MRI 검진을 받았다.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오타니는 현지 시각으로 27일 저녁 뉴욕으로 날아갔다.
일단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오타니는 3차전에도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아직은 정상적인 타격감을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로버츠 감독은 월드시리즈 들어 방망이가 신통치 않은 오타니가 어깨 문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일단 출전하게 되면 열심히 뛸 것이다. (3차전 양키스 선발)클라크 슈미트도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선다는 걸 알 것이기 때문에 그걸로 모든 게 설명된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