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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타자+백업 꼬리표 떼고팠다" 생애 첫 만루포 뒤 털어놓은 속내, 김태군은 우승이 간절하다[KS4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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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만루 홈런의 사나이' 앞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2024 한국시리즈 4차전의 영웅은 '태군마마' 김태군이었다. 김태군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4차전에서 팀이 3-0으로 앞서던 3회초 2사 만루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쳤다.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 트윈스에 지명돼 NC 다이노스, 삼성을 거친 김태군이 프로 데뷔 17년 만에 만든 첫 그랜드슬램이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1사 1, 2루에서 이창진에 볼넷을 내주고 컨디션 난조로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변우혁이 구원 등판한 송은범에 포수 파울플라이에 그치면서 불씨가 꺼지는 듯 했다. 이런 가운데 김태군이 친 타구가 좌측 허공을 갈랐고, 타구는 폴대 안쪽으로 들어오는 홈런이 되면서 KIA가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 홈런으로 7-0까지 앞서간 KIA는 삼성에 4, 5회 각각 실점했으나, 6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투런포를 더하면서 9대2 승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김태군은 경기 후 한국시리즈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김태군은 경기 후 "내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인데 이렇게 중요한 시리즈에서 나온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는 순간 넘어가는 건 확실해보였다. '제발 휘어 나가지만 말아라'고 속으로 몇번이나 되뇌였다.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리즈에서 김태군은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4~5년 전부터 타격적인 부분에서 나 스스로 너무 낮게 생각했던 것 같다. 주변 시선도 많이 의식했다. 더 이상 내가 '식물 타자'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스스로 연습 과정이 너무 혹독하고 힘들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다. 과정을 중요시 생각하니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호흡을 맞춘 네일과의 이날 경기 운영 컨셉을 두고는 "패턴적인 변화보다는 1차전보다 투심을 많이 활용하려 했다. 많은 이들이 네일의 스위퍼가 좋다고 보지만 투심이 더 좋다. 투심이 있기에 스위퍼가 더 부각되는 것이다. 상대 전력분석팀에서 스위퍼 공략에 초점을 맞출거라 봐 투심 비중을 더 뒀다"

김태군은 "프로 지명 때 가장 좋았던 것, 지난해 KIA로 트레이드 됐을 때, 그리고 오늘이 가장 좋았던 날 아닌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1승만 하면 우승 포수가 된다.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군대를 다녀온 뒤 어느 순간부터 백업 취급을 받았다. 항상 분한 마음을 갖고 준비했다.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