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의 마지막 무대는 뮤지컬 '친정엄마'다. 14년간 각별한 애정을 쏟아부은 동시에 고통을 주기도 한 '애증의 작품'이다.
김수미는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실려 왔다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인은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사로 밝혀졌다.
김수미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이날 고인의 사인을 전하며 "어머니가 '친정엄마'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밝혔다.
김수미는 뮤지컬 '친정엄마' 2010년 초연부터 14년간 출연했다. 이 작품은 말괄량이 처녀였던 봉란이 세월이 흘러 친정엄마가 되면서 딸 미영과 일상의 갈등과 기쁨을 겪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고인은 봉란 역으로 출연했다.
김수미는 지난 4월 열린 '친정엄마' 프레스콜에서 "'친정엄마'는 '전원일기'와 더불어 내가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은 작품"이라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작가를 통해 내게 보내준 작품처럼 느껴졌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수미는 지난 5월 말 공연 후 피로 누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으며, 7월에도 한차례 건강 이상을 보인 바 있다.
김수미가 각별한 애정을 쏟은 작품이지만 제작사가 표절 시비에 휩싸이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친정엄마'는 지난 2007년 초연한 연극 '친정엄마'의 일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문에 김수미 등 주요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무대와 음향, 조명, 소품 등 스태프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 '친정엄마 체불임금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미지급된 임금 규모만 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제작사 대표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편 김수미의 생전 마지막 유작이 될 영화는 '귀신경찰'으로 내년 1월 개봉한다. '귀신경찰'은 우연히 어설픈 초능력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사건 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수미는 철부지 아들을 둔 순댓국집 사장을 연기했으며, 배우 신현준이 초능력을 얻은 경찰 역을 맡았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