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딱 한방이었다. 그래도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나머지 타석 결과가 안좋았던들 어떠랴. 팀이 이겼으니 됐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침묵을 깼다. 박병호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팀이 3-1로 앞서던 7회말 상대 투수 전상현으로부터 승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앞선 타석 김헌곤과의 연속타자 홈런이었다. 삼성은 이 홈런에 힘입어 4대2로 승리, 2연패 후 반격의 1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만 되면 약한 모습을 보인 박병호.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광주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이 1할4푼1리까지 떨어졌다.
이날도 홈런 전까지는 최악이었다. 첫 타석 병살타에 두 번째 타석은 삼진이었다. 8회 마지막 찬스에서도 삼진을 당하며 완벽한 쐐기점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긴 침묵을 깨는 값진 홈런이 나왔으니 다른 모든 건 다 잊혀지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경기 후 "2패 후 팀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승리해 4차전에도 좋은 에너지가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병호는 한국시리즈 들어 부진에 대해 "타격감이 괜찮았다. 그런데 광주에서 힘든 경기가 됐다. 침체가 길었다. 감이 좋아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스스로 압박을 느낀다"고 말하며 "오늘은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온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번 시리즈 유일하게 잘 맞은 타구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베이스를 돌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안 좋은 모습이 있었기에 베이스를 돌며 안도감을 느꼈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동료들에게 정말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같이 응원해주며 한 마음으로 해주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병호 말처럼, 박병호가 홈런을 치자 삼성 더그아웃 전 선수가 몰려나와 격하게 그를 환영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