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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피곤하지만…" 홀로 남은 외인 투수의 책임감, 레예스는 '가을야구 QS머신'이 됐다[KS3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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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솔직히 피로감이 있긴 하다."

세 번째 가을야구 등판. 이번에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결과는 또 한 번 팀을 승리로 이끄는 밑바탕이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 뒤 1승으로 반등한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레예스는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4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5안타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팀의 4대2 승리 밑바탕을 만들었다.

앞선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각각 101개, 110개의 공을 던진 레예스. 이날 6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진 그를 삼성 벤치는 한 이닝 더 끌고 가는 쪽을 택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구위가 괜찮다고 봤다. 일단 7회에 올려보고, 상황을 본 뒤 결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1, 2차전에서 상대적 빈곤감을 보인 불펜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레예스는 7회 12개의 공을 더 던져 삼자 범퇴 처리하면서 박 감독과 삼성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상대한 김태군에게 디딤발이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삼진을 잡아낸 뒤 포효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레예스는 경기 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레예스는 "승리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우리 팀에 너무 중요한 경기였는데 잡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피로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오늘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을 삼진으로 잡은 장면에 대해선 "KIA 라우어와 마운드 착지점이 정확하게 똑같다. 착지 과정에서 조금 밀린 듯 하다"며 "마지막 이닝이 될거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하며 던졌다. 삼진을 잡는 순간 너무 기뻤다"고 밝혔다.

레예스는 올 시즌 KIA와의 3차례 맞대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31에 그친 바 있다. 그는 "정규 시즌 기아 타선을 상대했던 영상을 돌려봤다. 그때 좋은 결과를 못 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공격적으로 하려 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팀에 중요한 선수다'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코너가 우리 선발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부상은 그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함께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리워 하고 있다"며 "때문에 내가 선발진 한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부담감 없이 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2패 뒤 1승을 거둔 삼성. 그러나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4차전 선발 원태인 이후 선발 구상이 복잡하다. 박 감독은 "5차전은 불펜데이를 구상 중"이라고 밝히기도. 레예스는 "전력분석 미팅 때 모든 투수들이 들어가 게임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코치님, 포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그 이야기들을 집중해 듣는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며 "앞으로 나설 우리 투수들에게 오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