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무릎 통증 탓에 그라운드 위에 서지는 못하지만, 구자욱(31)은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삼성 라이온즈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와의 2024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리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재현(21)과 김지찬(23)은 취재진에게 '구자욱이 전한 메시지'를 일부 공개했다.
삼성은 광주에서 벌인 1, 2차전을 내줘, 7전 4승제 KS에서 2패로 몰렸다.
구자욱은 2차전이 끝난 뒤 선수들을 모아 놓고 "기죽지 말자. 대구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은 "아쉽게 2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우리 팀 분위기가 처지지는 않았다"며 "구자욱 선배가 2차전 뒤에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더 힘이 났다"고 전했다.
23일 KS 2차전에서 발목 통증으로 2회말에 교체됐던 삼성 주전 유격수 이재현은 구자욱의 격려 속에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
이재현은 "발목 상태가 100%는 아니다. 하지만, 테이핑하고 뛰면 문제없다"며 "큰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비다. 실수 없이 내 앞에 오는 타구를 막겠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KS 1, 2차전에서 6타수 1안타(타율 0.167)로 부진해 의기소침한 김지찬에게는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격려했다.
김지찬은 "구자욱 선배는 늘 경기 전후로 우리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말을 한다"며 "정규시즌에는 그런 일이 잘 없었는데, KS 2차전이 끝나고는 내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뛸 수 없어서 미안하다. 잘하고 있으니 힘내라'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전했다.
힘을 얻은 김지찬은 "제가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을 올렸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PO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가 무릎을 다쳤다.
KS에 뛰겠다는 의지는 강하지만, 부상 재발의 위험이 있어서 삼성 코칭스태프가 만류하고 있다.
김지찬은 "뛸 수 없는 구자욱 선배가 얼마나 속상할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며 "누구보다 속상할 텐데, 구자욱 선배는 끊임없이 우리를 격려하신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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