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타2피'란 화투 용어가 있다.
'1타2실책'도 있다. 희귀한 장면이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 0-6으로 끌려가던 삼성의 반격의 첫 득점으로 이어졌다.
2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
0-6으로 뒤지던 삼성의 4회초 공격. 2사 1루에서 김현준이 양현종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당겼다. 1루수 쪽 땅볼. 교체 출전한 이우성이 이 공을 순간 더듬었다.
1루수가 처리할 것으로 예상한 양현종의 1루 커버가 살짝 늦었다. 김현준의 발이 양현종 보다 빨랐다.
설상가상 급한 마음의 양현종이 이우성이 토스한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몸으로 튕겨내듯 공은 우익 선상쪽으로 흘렀다. 풀카운트에서 자동스타트 한 1루주자 류지혁이 빠르게 3루에 도달했다. 양현종이 공을 떨어뜨리는 사이 홈으로 쇄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세이프.
이 경기 전에 열린 서스펜디드 1차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고 침체에 빠졌던 삼성. 첫 반격의 득점이었다.
기록원이 이 장면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타자주자 김현준을 1루에서 살려준 것은 1루수 이우성이 공을 더듬은 탓이었다. 1루수 이우성에게 포구 실책이 주어졌다.
만약 주자가 없었다면 이우성의 포구실책 하나로 정리가 끝났을 장면.
하지만 1루주자 류지혁의 홈인에 대한 근거가 필요했다. 만약 양현종이 이우성의 토스를 정확히 잡았다면 타자주자는 살려줬더라도 1루주자 류지혁의 홈인은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투수 양현종에게도 포구실책이 주어졌다.
순식간에 0이었던 KIA쪽 전광판 실책 칸에 2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