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이틀 간 비에 젖었던 그라운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한 얼굴을 드러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야구를 즐기기엔 최상의 날씨였다. 찬 바람이 이따금 불긴 했지만 따스한 햇살이 더해져 추위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관중석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오후 4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재개가 다가오는 상황. 그러나 관중석 곳곳엔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우측 외야 좌석은 한눈에 봐도 빈 자리가 눈에 들어올 정도. 양팀 응원석 역시 1층과 2층, 중앙 테이블석 등 어렵지 않게 빈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KIA와 삼성 양측 모두 경기 시작 10여분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빈 관중석 탓인지 이틀 전의 열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1차전은 공식 기록 상 매진이다. 1만9300장의 입장권이 경기 시작 4시간 전 매진된 바 있다. 21일에도 경기 시작 30분 전 이미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관중석이 채워졌다. 그러나 평일 오후 4시에 서스펜디드 게임 재개가 결정됐고, 22일에도 비로 경기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팬들의 경기장 방문 일정 잡기가 수월치 않았다.
KBO는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후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재개되는 경기 입장이 가능토록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꼬여버린 일정 탓에 방문이 어려워진 일부 입장객을 중심으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 1차전 입장권을 내놓는 사례가 포착됐다. '암표'라는 딱지를 붙이긴 어려운 상황. 하지만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한 시즌을 마무리 하는 야구 축제, 그러나 역시 '2박3일 1차전'은 무리였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