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1차전서 나도 모르게 긴장, 찝찝한 마음이 가득했다"
"2차전 1회 2루 땅볼은 의식적으로 친 결과…훈련했던 것이 생각나"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도영(21)은 올해 소속 팀인 KIA 타이거즈를 넘어 한국 야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의 최고 인기 스타이자 간판으로 떠올랐다.
김도영은 삼성 라이온즈가 올라온 2024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앞두고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선수단을 대표해 미디어데이에 참석했고, 경기 전 훈련에서도 많은 취재진에게 둘러싸였다.
그러나 김도영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KS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S 1차전 홈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얻었으나 눈에 띄는 주루 플레이를 펼치지는 못했다.
경기는 6회 수비 때 내린 비로 중단됐고, 이후 서스펜디드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됐다.
이범호 KIA 감독은 "타자들이 다소 긴장하거나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이범호 감독의 평가 범주에 들어가 있었다.
사실 김도영은 생애 첫 KS 무대를 마냥 즐기지 못했다.
그는 1차전 전날인 20일 밤잠을 설쳤다. 침대에 누워서 3시간을 뜬 눈으로 보냈다.
그는 "살면서 처음 겪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 경험은 김도영에게 성장통이자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
KS 1차전은 22일 우천 연기를 거쳐 23일 재개했고, 김도영은 이틀 만에 평정심을 되찾았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다시 시작한 KS 1차전에서 김도영은 맹활약했다.
3-1로 앞선 7회말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으로 KS 생애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김도영은 곧이어 열린 KS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2, 3루에서 2루 땅볼을 쳐 타점을 만들었고, 5-0으로 앞선 2회엔 생애 처음으로 KS에서 홈런을 날렸다.
2사에서 상대 팀 두 번째 투수 이승민의 5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그는 이 홈런으로 KS 개인 첫 득점도 기록했다.
김도영은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KS 두 번째 경기를 마무리했고, 팀은 8-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도영은 "21일 경기에서 나도 모르게 긴장한 것 같았다"라며 "이틀 동안 쉬면서 찝찝한 마음이 가득했고, 오늘 비장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젯밤에도 평소처럼 제시간에 취침하는 등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KS 첫 홈런을 포함해 의미 있는 성적을 내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2차전 1회말 무사 2, 3루에서 2루 땅볼로 선취 타점을 뽑아낸 장면에 관해선 "그동안 훈련했던 것이 생각났고, 의식적으로 2루 땅볼을 치려고 했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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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