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신록(43)이 "남자 배우가 연기했다면 범동 캐릭터는 신선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신록이 22일 오전 넷플릭스 사극 영화 '전,란'(김상만 감독, 모호필름·세미콜론 스튜디오 제작) 인터뷰에서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을 연기한 소회를 전했다.
김신록은 "대본이 수정돼 다시 내게 왔을 때는 힘캐 특성이 빠진 상태로 들어왔다. 중립적인, 중성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김상만 감독도 이미지를 그렸을 때 범동이 여성 캐릭터라고 해서 머리에 쪽을 지거나 앞치마, 치마를 입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촬영 테스트 때 그런 부분을 해보기도 했지만 실제론 범동의 중성적인 느낌이 더 좋아 지금의 모습으로 그려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적으로 이 작품 전체가 신분 차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지만 범동과 자령, 그리고 선조로 이어지는 권력과 민중 구도에서는 그 구도가 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범동의 캐릭터를 향한 전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민중의 한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고민했다. 선하고 용감한 사람이다. 순리에 맞는 의를 행할 수밖에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범동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범동도 남자 배우가 연기했으면 신선함이 떨어졌을 것 같다. 물론 내가 캐스팅이 돼 혼자 성별이 다르다 보니 신선하게 봐주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솔직히 남성 캐릭터가 나 때문에 여성 캐릭터로 바뀌었다는 지점에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원래 모든 작품에서 캐릭터를 바라볼 때 성별을 지우고 보려는 편이다. 드라마 기획서가 와도 성별을 지우고 본다. 아마 다른 남자 배우도 그럴 것이다. 실제로 박정민도 범동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했고 나도 선조 역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배우들은 확실히 캐릭터를 더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과 그의 몸종이 왕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 박정민,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그리고 차승원이 출연했고 '심야의 FM'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의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