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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관객들이 많이 손 대줬으면"…정우, ♥김유미도 응원한 '더러운 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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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우(43)가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들고 10월 극장가 문을 두드린다. 극 중에서 그는 낮엔 수사, 밤에는 불법업소 뒤를 봐주며 뒷돈 챙기는 형사 명득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17일 개봉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각본을 집필한 김민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개봉 전날 스포츠조선과 만난 정우는 김민수 감독과 서울예대 동문이라며 남다른 인연을 공개했다. 그는 "제목이 주는 첫인상이 강렬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받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제목부터 보게 되지 않나. 제목을 보고 난 후, 감독 이름에 '김민수'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어? 나랑 대학교 때 같은 꿈을 꿨던 그 동생인가' 싶었다. 그 김민수가 내가 아는 김민수인지 모르고 대본을 받았는데, 본능적으로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미뤄져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정우는 "촬영 끝나고 나서 민수와 1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났다. 원래는 작품 촬영이 끝나면 감독님들과 자주 만나거나 연락을 하는 편은 아니었다. '세시봉' 감독님이나 '이웃사촌' 감독님 외에는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았다"며 "근데 민수 같은 경우는 가슴이 아팠다. 뭐 때문에 아팠는지는 모르겠는데, 마음이 미어졌다. 이 작품을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지 않았나"고 전했다.

이어 김민수 감독이 보여준 연출에 대한 열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우는 "20살 때 대학교에서 만나서 같은 꿈을 꾸면서 걸어 나간 동기인데, 배우와 감독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물론 다작을 하고 있는 감독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영화 시장이 많이 위축돼서 참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다. (김민수 감독에게) 작품 촬영 끝나고 일주일 뒤 전화했는데, 어디 물류시장에서 박스 나르고 있다고 하더라. 당시 나도 그 친구도 젊고 어렸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감독이라고 해서 방에서 글만 쓰는 것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느꼈다. 그런 면에서 아주 리스펙 하고 멋진 친구다. 민수는 현장에서 한 번도 약해진 모습을 보여준 적 없다. 내가 만났던 입봉 감독들 중에 가장 대찼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지난 11일 막을 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정우는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보통의 가족'에 출연하신 선배님들께 인사드렸다. 희애 선배랑 '세시봉'을 같이 촬영했고, '친구'에 나오는 장동건 선배 보면서 어렸을 때부터 꿈을 키워왔다. 그리고 설경구 선배도 너무 좋아한다. (작품이) 잘 나왔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고 선배들도 똑같은 마음이실 것 같다. 정말 정성스럽게 잘 만들었는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 관객 분들이 많이 손대셨으면 좋겠다. 관객 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매일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간절함을 내비쳤다.

또 작품을 본 아내의 반응을 묻자, 정우는 "김유미 씨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매 작품할 때마다 기도한다. 근데 신기한 게 하나 있다. 나랑 유미 씨는 같은 학교 동문인데, 유미 씨는 방송연예과를 나왔고, 난 영화과를 나왔다. 과가 틀려도 같이 수업들을 때가 있었는데, 내가 유미 씨를 보고 앞자리에 있던 민수의 의자를 탁탁 치면서 '민수야, 저런 사람은 누구랑 결혼할까'라고 했다더라. 그게 김유미 씨였던 거다. 나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웃음). 유미 씨는 활동을 하고 있던 시기여서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이후에 나랑 유미 씨 결혼 기사가 나와서, 민수도 '이 형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며 "유미 씨와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땐, 우리 학교 출신인지도 몰랐다. 워낙 서울예대 출신 배우들이 많지 않나"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정우는 지난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응사' 방영 이후 10년간 드라마를 못했다. 당시 인기에 대한 부담감을 빨리 이겨낼 수 있었으면, 오히려 다른 드라마에 쉽게 출연했을 거다. '응사' 이후에는 나랑 잘 맞지 않는 상황에 놓였었다. 뭔가 내가 한 거에 비해 많은 걸 누리게 된 것 같았다. 그동안 나름대로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해왔고, 어떠한 작품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근데 '응사'로는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아서 초심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정우는 자신의 연기 가치관에 대해 "인기도 너무 중요하고, 대중에게 관심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을 찾고 싶었다. '응사' 촬영을 끝내고 차기작을 결정하기까지 한 1년 정도 걸렸다"며 "관계자들도 날 보면 '왜 차기작 빨리 안 나오냐'고 물어봤다. 작품 제안도 많이 들어왔었는데, 배우로서 어떤 고집이 있었던 거다. 대신 그때 만났던 관계자들 요즘에 만나면 '죄송했다'고 사과하고 다닌다. 결과론적으로 그 이후에 선택했던 작품들 중에 잘 안된 작품들도 있지만, 배우로서 성장함에 있어서 한 작품도 버릴 작품이 없다. 내가 어떠한 마음으로 작품을 대했는지가 중요한 거고, 그게 바로 본질이다. 예전에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응사' 이후부터는 작품이 대박 날지 쪽박날 지에 대한 결과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