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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피로골절에 맹장수술까지' 험난했던 출발, 박수받고 마친 마지막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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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확실히 1군에 있을 때가 좋더라고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와일드카드 2차전.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킨 두산 선발 투수 최승용(23)은 5회초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관중석에서는 최승용을 향한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당시 KT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었지만, 최승용은 시작부터 전력 투구를 하면서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두산은 불펜진에서 6회초 실점이 나왔고,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패배해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그러나 최승용의 호투는 내년 시즌 선발 자원을 재확인한 확실한 순간이 됐다.

마지막 순간 박수를 받고 내려왔지만, 올 시즌 최승용의 시작은 물음표 그 자체였다.

2021년 입단 이후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나선 선발 6경기에서 30⅓이닝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하며 올 시즌 선발 정착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올 시즌 최승용이 1군에 모습을 보인 건 7월말.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으로 나섰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차근 차근 복귀 과정을 거치고 있을 무렵 충수염(맹장 수술)까지 받으면서 결국 전반기 복귀가 어려웠다.

최승용은 "사실 시즌을 늦게 시작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당장 아프지 않은 게 중요한 거 같다. 내년에는 진짜 아프지 않고 처음부터 같이 할 수 있게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거 같다"라며 "팔꿈치가 아파서 조금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맹장 수술까지 하다보니 더 팔을 쉬도록 한 게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부상으로 빠진 사이 야구를 향한 간절함은 더욱 커졌다. 최승용은 "2군에서 TV로 1군 경기를 계속 많이 지켜봤는데 확실히 1군에 있을 때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고 있으니까 야구를 너무 하고 싶더라"고 이야기했다.

늦은 출발을 한 만큼, 구원투수로 1군에 올라왔다. 그러나 외국인투수 줄이탈 속에 국내 선발진에서도 부상이 이어지면서 선발 경험이 있는 최승용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최승용은 "처음에는 2군에서 선발 준비도 하고 투구수를 올리고 갈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구단이 원하는 방향으로 불펜 투수로 투구수는 좀 적게 하면서 올라갔다. 다시 선발로 나서다보니 투구수나 체력적인 면에서는 힘든 면이 있었다"라며 "그래도 작년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내서 자신감도 생겼고, 이제 올라오면 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 빠르게 적응했다"고 했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무리였던 상황. 특히 큰 경기였던 만큼 시작부터 전력 투구를 했고, 50구가 넘어간 순간부터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총 61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다. 최승용은 "확실히 선발로 준비를 하지 않다보니 100개까지는 무리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타자들의 집중력도 다르다보니 실투 하나가 대량 실점이 될 수 있다. 좋은 판단으로 잘 바꿔주신 거 같다"라며 "한 타자, 한 타자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5회까지 채웠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내가 위기를 만들었다. 다음에 또 가을야구에 올라간다면 그 때 잘 던져보겠다"고 말했다.

최승용은 오는 11월 중순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 엔트리에 35인 포함됐다. 23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대표팀 훈련에 참가해 28인 최종 엔트리 승선을 노린다. 최승용은 "올해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훈련 엔트리에 든 거 자체가 기분 좋고, 영광스럽다. APBC 때는 내 나이 또래 선수가 많았고, 또 우리나라 젊은 선수 중 잘한다는 선수가 모여서 훈련 분위기가 좋고, 수준도 높았다. (원)태인이 형, (정)해영이 등을 또 보면서 배울 점도 많았다. 국제대회에서 선발로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보직 상관없이 최종 엔트리까지 든다면 ABPC 때처럼 열심히 던져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