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발 돌풍이 말레이시아 강호 조호르 다룰 탁짐까지 잠재울까.
지난 2023년 K리그1에서 깜짝 3위를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진출한 광주는 지난 17일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4~2025시즌 ACLE 조별리그 1차전 홈 경기서 7대3 대승을 따낸 데 이어 지난 1일 가와사키 프론탈레 원정길에 올라 1대0 승리, 2연승을 질주했다. 광주는 동아시아 지역 12개팀이 참가한 조별리그에서 승점 6점으로 조호르(4점),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4점), 일본 비셀 고베(4점) 등을 승점 2점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022년 광주를 맡아 1년만에 1부 승격, 2년차에 ACLE 진출을 이끈 이정효 감독도 이번이 첫 아시아 무대 도전이니, 그야말로 '초보의 반란'이다. 이적료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광주 선수단 몸값 총액은 1045만유로(약 156억원)로, 이번 ACLE 조별리그에 참가한 동아시아 지역 12개팀 중 호주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575만유로·약 85억원)와 포항(948만유로·약 141억원) 다음으로 낮다. 광주가 꺾은 요코하마와 가와사키의 몸값 총액은 각각 1755만유로(약 262억원)와 1603만유로(약 239억원)로, 광주보다 80억원 이상 높았다.
광주가 22일 오후 7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상대하는 조호르의 몸값 총액(1083만유로·약 161억원)도 광주보다 높다. 투자 규모, 선수단 레벨 측면에서 '어나더 말레이시아'로 군림하는 조호르도 'ACL 1년차' 광주에는 큰 도전자인 셈이다. 조호르는 이번 ACLE 조별리그에서 상하이 두 클럽인 상하이 포트와 2대2로 비겼고, 상하이 선화를 3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조별리그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1위와 2위의 선두 싸움인 셈이다. 조호루는 2022년과 2203년 연속해서 울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친숙한 팀이다. 기성용(서울)의 스완지시티 동료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수비수 호르디 아맛,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 미드필더 엔조 롬바르도 등이 몸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공격수 헤세 로드리게스도 출격을 예고했다. 수원 삼성에서 뛴 한국인 수비수 박준형은 지난 7월 조호루에 입단해 주전 센터백으로 뛰고 있다. 광주 선수단의 네임밸류는 조호루보다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이정효식 공격 축구가 아시아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로 인해 이번 경기를 중립지인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는 점은 변수다. 광주에서 200㎞ 이상 떨어진 용인에서 '원정 같은 홈' 경기를 치른다는 문제가 있지만, 좋은 잔디 상태에서 이정효식 패스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 감독은 가와사키의 질 좋은 잔디에서 자신의 축구가 더 잘 먹혀든다는 점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광주가 3연승을 질주한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을 한껏 높일 수 있다. 요코하마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아사니는 주말 대구전에서 A매치 여파로 휴식을 취하며 조호르전을 준비했다.
포항은 같은 날 오후 9시 부리람 원정에서 ACLE 조별리그 3차전을 펼친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승1패 승점 3점으로 현재 7위를 달리고 있다. 상하이 선화에 1대4로 패한 뒤, 상하이 포트를 3대0으로 대파했다. K리그1에서 4연속 무패를 질주하며 6연패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난 포항은 부리람을 꺾고 순위 상승을 노린다. 울산은 23일 오후 7시 울산종합운동장으로 비셀 고베를 불러들인다. 가와사키전에서 0대1, 요코하마전에서 0대4로 지며 2연패를 기록 중인 김판곤 울산 감독은 고베를 꺾고 2025년 FIFA 클럽월드컵 출전팀의 명예를 되살린다는 각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