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역을 대표하는 3년차 거포 3루수, 두 드래프트 동기의 맞대결이 31년만에 재현된 '달빛 시리즈'의 승부를 가른다.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중 누가 될까.
두 팀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맞붙는 건 1993년 이후 31년만이다. 선동열과 맞대결을 펼친 박충식이 15회 완투 끝에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던 바로 그 전설의 시리즈다.
프로야구 흥행을 책임지는 영호남의 대표 명문 두 구단이다. KIA는 팀 타율 3할1리에 팀 OPS(출루율+장타율) 0.827이란 눈부신 타선을 자랑한다. 38홈런-40도루의 김도영을 비롯해 박찬호 김선빈 소크라테스가 나란히 3할 타율을 달성했다.
타선이라면 삼성도 만만찮다.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하는 장타력의 존재감이 묵직하다. 팀 홈런 1위(185개) 장타율 3위(4할2푼8리)다.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전에서 홈런 9개를 쏟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리그 톱을 다투는 양팀 타선의 선봉에 '동갑내기 거포 3루수' 김도영과 이재현이 있다. 두 선수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지역 1차 지명으로 지명받았다. 양 지방을 대표하는 '마지막 1차지명'이다.
김도영은 올해 시즌 MVP가 유력하다. 타율 3할4푼7리(3위) 38홈런(2위) 109타점(공동 7위) 40도루(4위) 등 타격 전방위에서 무서운 파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선 부상을 우려해 자제시켰던 김도영의 '도루 봉인'이 풀린다. 이범호 KIA 감독은 "1루 다이빙만 빼고는 다 해도 좋다"고 했다.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만 더해지면 화룡점정, 완벽한 시즌을 완성한다. KIA로선 2017년 이후 7년만의 우승 도전이다. 초보지만 준비된 감독, 이범호 감독의 '대장 리더십'이 빛난 한 해다.
김영웅의 어깨는 무겁다. 팀내 홈런 1위이자 최고 타자인 구자욱이 플레이오프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일본에서 긴급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로선 선발 출전이 어렵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대타 기용을 시사했다. 결국 김영웅이 해줘야한다. 올시즌 타율은 2할5푼2리에 그쳤지만, 28홈런 79타점을 쏟아내며 중심 타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홈런 2개, 3루타 1개 포함 13타수 4안타를 몰아쳤다. 포스트시즌 데뷔 첫 안타가 1차전 4회말 LG 최원태 상대로 쏘아올린 홈런포였다. 2차전에선 2회말 역전 솔로포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 타자 중 유일한 전경기 안타를 기록했다. 방망이의 스타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실책 없는 견고한 수비도 장점. 플레이오프 내내 호수비를 양산하며 3루를 든든하게 지켜냈다.
향후 국가대표 3루 자리를 책임질 두 동갑내기의 어깨에 한국시리즈의 운명이 달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