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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열 감독 "아들 해영아, 많이 떨리지? 너라면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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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주축' 정회열, KIA 마무리로 성장한 아들에게 응원 메시지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회열(56) 동원대 야구부 감독은 지난 달부터 '칼퇴근'했다.
아들 정해영(23·KIA 타이거즈)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아버지 정회열 감독은 아들에게 쉽게 말을 걸지 못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KS) 무대를 앞둔 정해영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저 먼발치서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해영은 아버지에게 물었다.
"KS에 출전하면 어때요? 많이 떨려요?"
정회열 감독은 사실 KS에 관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정 감독이 뛴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소속 팀 해태 타이거즈(현 KIA)는 네 차례나 KS에 진출했고,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많은 KS 무대를 밟은 덕분에 정회열 감독은 특별한 장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정 감독은 기억을 더듬었고, 진심을 다해 격려와 조언을 건넸다.
2024 KS 1차전이 열리는 21일 오전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정회열 감독은 "여기까지 와준 우리 아이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난 조연으로 KS에 참가했지만, 아들은 승부의 마무리를 짓는 역할 아닌가. 부담의 정도와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에겐 '경기 전엔 많이 떨리지만 운동장을 밟으면 평소와 똑같아 지니까, 평소처럼 하던 대로 준비하고 공을 던지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아들에겐 '떨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정회열 감독 역시 큰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정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 때보다 더 긴장된다"며 "그저 아들이 KS라는 큰 무대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하고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회열 감독은 KIA와 맞서는 삼성 라이온즈와도 인연이 깊다.
정 감독은 1998년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뒤 1999년까지 뛰고 은퇴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삼성 배터리 코치로 활동했다.
이후 KIA 배터리 코치와 2군 감독 1군 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정회열 감독은 KS의 전망을 묻는 말에 "1차전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며 "KIA 타선이 삼성 선발 원태인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우승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KS에 직행한) KIA가 유리하지만, 단기전은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이날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는 KS 1차전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직접 관람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많이 떨리겠지만, 해영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뒤에서 묵묵히 아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열 감독의 아들 정해영은 2020년 KIA에 입단한 뒤 2021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선 2승 3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49의 성적으로 팀의 KS 직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