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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승리투수'와 '두 번째 천재', 왜 KS서 빠지나…"고민 컸다" 꽃감독 장고 끝 밝힌 이유는[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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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천후 잠수함과 내야 유틸리티.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1)과 내야수 윤도현(21)을 떼놓고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KIA 타이거즈의 선택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 선수 모두 시리즈 활용 가능성이 큰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끝내 승선이 불발됐다.

임기영은 올 시즌 37경기 45⅔이닝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이었다. 64경기 82이닝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못 미치는 활약. 그러나 선발-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무엇보다 2017 한국시리즈 당시 선발로 나서 5⅔이닝 6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다.

프로 3년차 윤도현은 시즌 막판 콜업돼 6경기를 소화했다. 표본 자체가 적었으나, 이 기간 홈런 1개를 포함해 8타점을 작성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루와 3루, 유격수 자리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고, 빠른 발을 갖춰 대타-대수비-대주자 등 상황에 맞는 활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KIA가 20일 내놓은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에 두 선수의 이름은 빠졌다.

임기영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속과 구위를 가졌음에도 성적이 하락했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컸다는 분석. 상-하보다 좌-우 무브먼트가 큰 구질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까지 반 또는 한 개 정도의 빠지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거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재미를 봐왔다. 그러나 올해는 ABS에 따라 일정한 존이 유지돼 볼 판정이 잦았고, 히팅 포인트를 크게 좁힌 타자들 탓에 방망이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윤도현은 부상이 아쉬웠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1군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2차 스프링캠프 막판 부상해 결국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개막 후에도 한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왔으나,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안정감을 검증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활약 가능성은 충분하나, 일말의 불안요소를 떠안기엔 벅찬 KIA에겐 그의 제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감독은 "올라오는 팀에 따라 (엔트리를) 결정하려 했다. 투수, 내야수 각각 한 자리 정도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 시리즈에서 투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투수 14명, 포수 3명, 야수 13명으로 가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전반 운영 컨셉도 두 선수를 제외한 배경으로 풀이할 만.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기간 지켜보니 삼성이 수비를 굉장히 강하더라. (삼성이) 올 시즌 최소 실책팀이다 보니 대량 득점 상황이 나오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더라도 상대 실책이 더해져야 점수 내기가 쉬워지는데, 그러진 않을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점수를 반드시 내야 할 때는 1점을 얻는 작전을 할 것"이라고 강한 수비력의 팀을 무너뜨릴 공략 포인트를 밝혔다. 또 "플레이오프를 보니 1점을 내는 것이나, 1점차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 수 있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역시 어떤 팀의 공격력이 더 좋을지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짠물야구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과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들을 전면 배치해 확실하게 승리를 가져가고자 하는 구상인 셈. 이 구상에 따라 좌타 스페셜리스트 활용이 가능한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33)와 또 다른 내야 유틸리티 김규성(27)이 승선에 성공했다.

장고 끝에 내린 결단. 이젠 그대로 실행해 결과를 보는 수밖에 없다. 꽃감독의 결단은 과연 옳았을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